착함과 양보, 그리고 배려가 더 이상 미덕(美德)이 아니다.

2024. 5. 6. 10:19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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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을 떼야 하는 중소(牛)가 갓난 송아지와 함께 어미의 젖을 빨고 있다. 중소(牛)갓난 소에게 젖을 양보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집에 4개월 전에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첫 손녀가 태어난 것이다.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서 조금 지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갓난아기 전문적인 돌보미가 약 보름 동안 아기를 보살폈는데 그때 그 갓난아이 돌보미가 우리 아들과 며느리에게 당부했다는 말을 듣고, 매우 놀랐다. 그러니까 이 아기가 앞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갈 때 남에게 "착하게, 배려하고, 양보하고 살아라!"라는 말을 절대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그런 행태로 살면, "경쟁에서 뒤처지고, 남에게 무시당하면서 핍박받고, 왕따가 되면서 소위 인간 노릇 제대로 못 한다"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모골(骨)이 송연(悚然)했다'. 이 사회가 막장으로 치달은 것이다. 경제가 망해서 나라가 망한다면, 그것은 희망이 있다. 언젠가는 경기가 좋아지면 해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나 국민의 정체성이 무너지면, 다시 일어설 방도가 없다. 

 

요즘 법도가 무너지고, 에티켓이 무너지고 있다. 즉 선비정신과 신사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지적하면 으레 '꼰대'라는 힐난이 돌아온다. 자유를 강조하다 보니 이제 모든 것이 '방종'으로 흐른다. 세상에 어른을 꼰대로 폄하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제하고 싶은대로 한다. 거기다가 더 무서운 것은 부끄럽다는 뜻의 '수치심 (心)'을 모른다는 것이다. '정도(道)'를 일탈한 행동이 아무런 제재없이 통상적인 행동으로 여겨질 때, 우리 공동체에게는 머지않아 최후를 알리는 '조종(鐘)'이 울릴 것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는 경구가 조만간에 우리 앞에 적나라하게 펼쳐져서 폐부( 腑)를 찌를 것이다.

悚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