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돈 내고 먹는줄 알았지~

2011. 1. 22. 14:49웃음이 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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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돈이란 단어가 현찰이란 사투리가 맞는가? 

외상으로 하지않고 현금줄 때 "맞돈" "맏돈" "맡돈" 어느 것이 맞는 줄 모르겠다

 

옛날에 정수동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는 몰락한 양반으로 벼슬에 나아가지도 않고 초야에 묻혀서 세월을 죽이며

주막집에 가서 주모하고 노닥거리며 외상술도 먹고

주모 엉덩이도 슬쩍 만지고 그렇게 살았던 모양이다

 

그러던 어느날 정수동이 막걸리가 생각나 마을어귀 주막집으로 향했다

"여보 주모! 여기 막걸리 한사발 주구려"하고 주모에게 말했다

그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펑퍼짐한 궁디를 덜렁이던 주모가

눈을 게슴츠레 치껴 뜨고

" 아이그, 저놈의 화상!! 오늘은 맞돈(현찰) 내고 먹는겨?"라고 눈을 흘기면서

물길러 가려고 물동이를 머리에 인다

 

" 주모 미안허이!! 오늘도 돈이 없어 외상으로 먹겠네"하자

주모는 마당에 막걸리 담으려고 솥에 찐 고두밥을 펴놓은 멍석을 가리키며

"내가 물 떠올 때까지 돼지새끼들이 달려들어 먹지 못하도록 잘 지켜주오"라고 하며

 서둘러 물길러 사립문 밖으로 나갔다

 

정수동은 무안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여 마루턱에 앉아 촛점없는 눈으로 멍석에 널린

고두밥을 하염없이 보고있는데...

 

그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까만 돼지새끼 열댓마리가 우르르 멍석으로 달려와서

고두밥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용맹하기도 하지....

 

그중에는 신상리에 예전에 살았던 싱거번 아저씨 닮은 돼지도 있었는데 ^^ (그 넘은 딴 넘보다

키가 약간크고, 싱겁게 생겼던 모양이다)

 

그놈들이 신이나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멍석위를 다니면서

고두밥을 먹는데....

고두밥에 오줌똥싸가면서 그야말로 가관이다

 

정수동이 넋나간 사람처럼 한참 구경을 하며 무아지경을 느끼는데

갑짜기 벼락치는 소리가 난다

 

"이놈의 인간이 그렇게 부탁을 했건만 돼지들이 고두밥 다 먹도록

 보고만 있냐? 으이그!! 이놈의 화상아..." 하면서 오만상 정수동에게 욕지거리를 한다

 

그때 잠자코 욕을 먹고 있던 정수동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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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돼지들이 맞돈(현찰)내고 먹는 줄 알았지,

  외상으로 먹는 줄 알았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