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6. 10:26ㆍ살아가는 이야기
기선 저인망이라고 불리는 외끌이 어선이 장승포항에 정박했다. 지나다니면서 자주
보는 어선이지만 입항하여 활어 또는 선어를 하역하는 장면은 좀체 보기 힘들다.
모처럼 하역하면 사진기가 없고, 사진기를 가지고 가면 하역을 하지 않고
이번에는 어획물 운반차량이 배옆에 붙어있어 사진에 담을 수 있겠구나 했는데
하역작업하는 분주함이 없고 소강상태로 보인다.
활어를 보관하는 수조인데, 바닷물이 순환한다. 살아있는 붕장어 등을 보관하고,
갑판아래 어창에는 얼음에 채워진 물고기가 보관되는데 오늘은 이미 작업을 끝냈다고
한다. 한발 늦었다.
하역된 물고기가 이미 운반차량에 가기런히 쌓여있다. 약 보름간의 기간으로 어로작업을 떠난다는데 이것이 실적의 전부라면 밥먹고 살겠나? 라는 걱정이 된다. 부디 물고기가 많이 잡히길 기원한다.
이곳은 선박을 조종하는 조타실(브릿지)이다. 대형선박이나 혼자서 운항하는
작은 어선이나 선박을 대표하는 사람은 선장이다.
대형선박은 당직자들이 운항에 참여하므로 선장이 직접 당직을 서는 경우는 드물지만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모두 갑판의 작업현장에 투입되는 이런 작은 어선에는
선장이 직접 조타기를 잡고 항해하니 선장의 일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한창 조업을 하는 중간에는 조리장이 가져다 주는 식판을 브릿지에 두고
혼자 식사하면서 배를 조종한다.
선장의 휴식공간인 침대, 베게가 무지 높고, 어수선하네~ ^^
기관실이나 배 뒷 편을 볼 수있는 CCTV 모니터, 기관실에 상주하지 않아도 화재 등
비상상황을 선장이 직접 조타실에서 볼 수가 있으니 이곳에도 IT 기술 득을 본다.
배의 고물(선미)부분에 설치된 카메라가 찍은 영상으로 부두에 접안 시 유용하게
사용된다.
2층 갑판에 설치된 이것은 그물을 들어올리는 윈치 조정간으로 보인다.
선미 쪽 갑판에 짙은 녹색의 그물이 놓여 있고, 갑판의 양쪽으로는 그물과 연결된
굵은 강철 체인줄이 보인다.
이것은 선수 쪽의 윈치에 연결되어 바다에 투망되었던 그물을 끌어올릴 때 사용된다.
어선이 앞으로 전진하면서 물고기의 무게와 조류의 저항을 뚫고 배에 끌어 올리려면
엄청난 부하가 걸리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물과 연결된 밧줄을 끌어올리는 윈치, 갑판 좌우측에 한 개씩 달려있다.
이곳은 배의 주방이다. 이 어선은 물고기를 하역하고, 다시 출항준비로 한창인데
조리장이 선원들의 저녁식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나와 여러번 눈이 마주쳤으나
그냥 무심하게 자기 하던 일을 묵묵히 한다.
고된 노동의 현장인 뱃일은 약삭빠른 사람이 하기에는 고된 삶의 현장이고, 시키는대로 무던하게 지내는 사람 만이 좁은 공간에서 견딜 수가 있다.
바다에는 바닷물이 엄청나게 많지만 조난이 되면 마실 물이 없어서 죽는 아이러니가
있다. 음식은 당분간 공급되지 않아도 살 수가 있지만 물이 없다면 며칠을 연명할 수가
없으니 선박에서 당연히 마실 물이나 생활용수를 공급받는다.
배에서 사용하는 민물을 청수(淸水)라고 하는데, 청수를 공급하는 급수선이 따로 있다. 배에서 생활하는 선원들의 가장 어려운 점은 주로 냉동이나 냉장식품을 적재하여싱싱한 채소나 신선한 음식물을 마음대로 먹는데 한계가 있고,
특히, 육상에 있는 사람들은 신선한 물을 마실 수가 있으나 뱃사람들은 철판으로
만들어진 청수 저장소에 저장된 물을 사용하니 신선함을 느낄 수가 없을 것이다.
대양을 항해하는 대형선박들은 한달 이상 항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중간에 물을
공급받지 않고, 저장된 물로 항해기간에 사용한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러나 위의 어선처럼 작은 어선들은 항해기간이 짧고, 선원수도 적기때문에
생수를 적재하여 마실 물을 그것으로 해결하고, 청수는 식기를 닦거나 음식재료를
씻는 용도에만 사용하니 청수를 저렇게 조금 흘려보내도 큰 문제는 없겠다.
선미 갑판에 올려진 그물
엔진룸에는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찍었는데 엔진은 오른쪽 안쪽으로 배치되어 있다.
한 선원이 전구를 갈기 위해 갑판 중앙의 마스트에 오르고 있다.
기관실, 선원 식당 및 침실, 브릿지 이렇게 작은 3층으로 이루어졌다.
출항이 임박하니 각종 선용품들도 어선에 올려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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