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23. 18:59ㆍ살아가는 이야기
멀리 서산이라고 불리는 중간크기의 산엔 흰 눈이 덮여있고,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는 겨우내 비육우들이 먹을 볏짚이 흰 비닐로 돌돌 말려서 들판에 놓여있다. 한우의 가격 등락 폭이 널뛰듯 하지만 소를 사육하는 농심은 손을 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작정 소를 사육할 수도 없는 지경이겠지만 그것도 생업이니 쉬이 포기하지 못하고 한우를 사육한다.
12월 20일부터 25일까지 상주곶감축제가 열린다. 축제란 것이 여느 지자체가 모두 그렇듯 서로 경쟁하듯이 축제를 만들어 열고는 있으나 알맹이는 없고, 그저 관광객을 혹시나 많이 끌어모아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까 하고 개최는 하는데 의욕보다 결실이 말이 아니다.
이곳 하늘 아래 첫 감나무가 있다는 경북 상주시 외남면 소은1리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상주 곶감공원, 테마 곶감기념관(?)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이곳도 투입된 예산과 의욕에 비해 결실은 미미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축제라는 것에 막연히 매몰된 결과로 감이 많이 생산된다는 생산지에 주위사정도 고려하지 않고 주변 풍광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현대식 건물을 덩그러니 지어놓고, 스토리텔링도 엉성하게 각색하여 테마 곶감기념관(?)이란 것을 만들었으나 과연 이것이 앞으로 어떻게 알차게 운영되어질까 하는 의문에 머리가 가로저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앞에 있는 감나무가 수령 750년 추정의 하늘 아래 첫 감나무라고 한다. 이 고목 감나무에 열리는 감은 곶감으로 만들어서 서울 유명백화점에서 비싼 값으로 팔린다고 한다.
내부는 3층으로 구성되었으나 내부를 소개하지는 못하겠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아무리 호랑이와 곶감과 어린아이에 대한 옛날 얘기가 있다 해도 너무 생뚱맞은 호랑이, 그것도 이상하게 만들어진 호랑이 像만 눈에 띄고, 곶감의 스토리텔링이 황급히 머물다 간 그 빈자리를 차마 이곳에 보여줄 수가 없다. 만약 이 기념관이 오래 존속하기를 원한다면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발굴하고, 유치하게 느껴지는 주변 환경을 새롭게 다듬어서 진정 테마가 있는 곶감 기념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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