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8. 18:03ㆍ살아가는 이야기
오늘이 초하루라고 합니다.
불자들은 사찰에 가고, 나는 뒷산 旭水골로 들어갑니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고나서 주말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다녀갑니다
날씨는 약간 쌀쌀하지만 봄이 오는 길목으로 마중을 갑니다.
태풍으로 넘어져 누운 늙은 버드나무 가지 5개가 위로 자라나 5형제 나무가 되었어요
끈질긴 생명력이지요
5형제 나무 안내판
자세히 보면 저렇게 가지가 위로 솟구쳤네요
어느 님의 영원한 안식처 앞으로 등산로가 나 있네요 무엄하게도 상석을 지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상석을 딛고 다니는 사람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합니다.
자기 밥상에도 올라갈런지~
8부 능선 옆으로 길게 난 내 마음의 명상路
옛 나뭇꾼들이 다니던 오솔길이 생각납니다
누군가의 조상님 영원한 안식처 위로 길이 나 있네요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나는 밑에 난 길로 우회를 하였는데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무덤인지 모르고 봉분을 가로질러 다녔습니다.
보다 못한 어느 분이 주변의 나무를 모아 봉분을 보호했네요~
너구리가 파놓은 굴인 듯 합니다. 어느날 보니 그속에 배설물로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 것을 보았지요
내려오는 길, 하필이면 사람다니는 곳으로 나무를 베어 넘겼는데 그 사람의 심뽀가 이상하네요
방목하는 염소와 산돼지 때문에 이렇게 울타리가 쳐졌어요
할머니 혼자 사시는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축대, 돌의 빛깔로 가늠하기에 정말 오래된 축대인 듯 합니다.
자식들은 장성하여 뿔뿔히 흩어지고 할머니 한분이 제일 꼭대기 이 집에 사십니다. 작년 봄쯤 이곳을 지나다 도끼로 장작을 몇개 패 주었답니다. 앞에 있는 판자로 만든 창고는 오래전 세상을 떠나신 할아버지가 손수 만드신 다용도 창고입니다.
개집 뒤로 높은 축대가 있고 그 밑으로 등산객들이 지나다니는데 그 밑으로 가면서 저 넘을 부르면
낯가림이 심해 슬그머니 집으로 들어가던 땡칠이 녀석이 주인집에 느닷없이 나타난 나를 보고 책임감이 발동하여 저렇게 이빨을 드러내고 짖고 있네요
사람다니는 길목에 놓여진 벌통, 이 벌통들은 1년 내내 이 자리에 붙박이로 있답니다. 놀랍게도 이 곳은 간이 건물의 지붕입니다. 날씨가 많이 풀려서 벌들이 왱왱하면서 날아다니는데 사진에는 보이질 않네요
이곳에서 양봉을 하는 아저씨는 예전에 제법 큰 사업을 하셨다고 하는데 중간에 사업이 기울어 이 산골짝에 의지하여 양봉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벌꿀의 세가 많이 약합니다.
지인들과 날이 따뜻하면 작은 탁자에서 약주를 드시는 장면이 자주 보입니다.
벌통 입구로 벌들이 제법 드나듭니다
저 뒤의 가건물에 간이 살림살이가 있습니다.
청도의 한재 미나리가 유명합니다. 청정미나리로 소문이 나서 고기를 싸들고 가서 미나리와 같이 먹는 맛이 잊을 수가 없다 하네요. 나는 가 보질 못했지만 이곳 욱수골에도 이렇게 미나리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여러동 생겼네요
직접 살 수도 있고, 고기를 사와서 같이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장소도 구비되어 있답니다.
시간이 나면 가족과 같이 한번 가고 싶어요
수확한 미나리를 선별하고 있는 아주머니들 입니다. 상당히 곱게 사신분들 같이 보이는데 우측 안쪽에 계시는 아주머니께서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서 사진을 찍는다고 하였더니 어느 블로그인지 물으셔서 '다음'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얼굴사진을 찍어서 올릴까 하였으나 본인이 고사를 하여 조금만 보이네요
비닐하우스 안에서 미나리를 수확하는 아주머니
깨끗하게 미나리가 수확되었네요
비닐로 포장한 1단이 8천원 이랍니다.
풍성히 자란 미나리들
미나리깡 정문에 있는 땡칠이 코카스페니얼입니다. 이 넘이 슈나우저, 비글과 더불어 3대 악동견으로 소문난 넘이지요~ 그렇게도 지독했던 이번 겨울, 오후 4~5경 앞산에 막혀 햇볕이 들어오지 않는 황량한 이곳에서 벌벌 떨고 있는 이녀석을 보고 어떻게 해줄 수가 없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그냥 지나다녔습니다. 한 때는 방안에서 귀염을 무던히도 받았을 녀석이 어쩌가 이꼴이 되었는지 심히 궁금하기도 합니다. 3대 악동견답게 처신을 하여서 이렇게 추방이 되었나 봅니다
맹렬히 짖다가 씩씩하게 다가가니 겁을 집어먹고 처량하게 쳐다봅니다
야~ 짜샤!! 먹을 것도 안주고 그냥 약만 올리고 가냐? 게슴츠레 뜬 눈으로 떠나려는 나를 보네요
이 넘도 혹독한 겨울을 밖에서 온몸으로 견뎠습니다.
들여다 보노라면 먹을 것을 달라고 '쎅쎅'하는 소리를 내면서 빤이 쳐다보는 폼새에 먹을 것을 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단감을 깍아먹고 껍데기를 주니 잘 먹고 있습니다
주인장께서 미나리를 엄청나게 많이 넣어 주었네요
누군가의 애완동물로 팔려 왔다가 땡칠이 처럼 추방되어 이렇게 철창신세가 되었어요
볼품 없이 키만 컸던 자두나무가 베어지고 있습니다
주인장 말을 빌리면 관리를 안해서인지 자두가 달리질 않았답니다. 새로운 수종을 심겠다고 하네요
한 때는 큰 돈벌이 꿈을 꾸었을 나무가 가꿔주는 사람없이 방치되어 애물단지가 되었네요
저 안쪽 깊은 골짜기 산등성이 뒤로 약간은 덜 영근 아낙네와 같이 살았던 주태백이 남편, 음주 경운기 운전이 기본이었던 그 아저씨 지금을 어디에 가서 어떻게 사는지~
움막 같은 곳에서 둘이 기거하며 지나다니던 등산객들과 소주한잔으로 시름을 잊었던 그들이 생각납니다.
길옆의 이정표
개울 속에 누군가의 액땜으로 버린 배가 걸려 있네요 그들의 시름이 이 배 한개와 아래에 보이는 사과와 함께 멀리 멀리 떠나가길~
작은 개울에 움을 틔운 버들강아지 이젠 봄이 왔음을 느낍니다.
겨우내 얼었던 얼음이 녹은 욱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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