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암 폭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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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폭포(瀑布)
이 욱수지(旭水池)를 보며 산지도 어느덧 20여 개 성상이 훌쩍 넘는다. 사실 산책할 곳도 마땅치 않아서 이 저수지를 따라 걷는 길이 가장 만만하다. 그런데 그 욱수지로 산에서 내려오는 두 줄기의 물길이 보인다. 뭐 이 정도는 대수롭지도 않다. 저수지로 흘러드는 그 물줄기 위 30여m 위로 물길 실루엣이 보인다. 어라?? 저곳 밑으로 몇 번을 가봤어도 정말 이외의 장면에 길손은 놀란다. 아니 저 물길을 성암산 신령이 갑자기 만들었나? 처음 보는 광경이라 한참 넋을 잃고 쳐다본다. 저 숨은 폭포도 빗줄기가 잦아들면 곧 없어질 폭포여서 길손은 눈에 담기 위해 한참을 이곳에 머무른다. 눈물 바우도 눈물을 흘리고, 오늘 서울에서는 여비서와 관련하여 떳떳하지 못한 일로 스스로 삶을 마감한 시장(市長)의 발인이 있..
2020.07.14 -
누가 보든 안 보든 스스로 핀 소박한 자귀나무 꽃
욱수골 봉암 폭포 옆에는 팔각정이 있고, 지붕 오른쪽으로 아주 커다란 '자귀나무'가 꽃을 피웠다. 폭포 옆으로 난 좁은 작은 절벽 위에 누군가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세운 돌탑(?)이 길손의 눈길을 끈다. 처음에는 작은 나무가 절벽 끝에 자라났고, 그 나무를 자른 뒤에 돌을 얹은 것으로 보이기도 했고, 또 어떻게 보면 바위 위에 기다란 돌이 자란 것으로 보이기도 해서 유심히 보는데 누군가 눈썰미 있게 긴 돌을 찾아서 그것을 세우고 위에 갓처럼 생긴 돌을 얹었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좀 과장하면, 남근(男根)처럼 보이기도 한다. 1960년대 말 너나 없이 헐 벗고, 배고팠던 시절에 여름 오후가 되면 동네 악동들은 재산목록 1호인 황소나 암소를 몰고 마을에서 2~3km 정도 떨어진 산세가 비교적 험한 산으로..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