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름매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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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듣는 '쓰름 매미' 소리
홀로 사시던 노모는 아주 먼 길로 떠나시고,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아 가끔 찾아가는 고향 집 대봉감나무에서 '쓰름매미'가 짝을 찾으려고 노래를 부른다. 내 귀에는 "쌔에롬~ 쌔에롬~" 하고 들리는데 왜 '쌔롬매미'가 아니고, '쓰름매미'라고 이름을 붙였을까? 온 동네 사람의 귀청을 찢을듯이 울어 대던 말매미의 성가신 소리라 잦아질 즈음 감나무에서 쓰름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늘 먹는 것이 부족했던 나는 고개 너머 친구의 밭으로 향했다. 아주 풋내가 나는 푸른 감이 들깨 이랑 사이에 수줍게 얼굴을 내밀면, 여름 강한 열기에 물렁물렁 발효가 되어 가는 감을 반으로 갈라서 아직 떫은 기가 가시지 않은 풋감을 정신없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2024.09.05 -
故鄕의 쓰름 매미
들판이 비교적 작고, 비옥한 농토가 적었으며, 대체로 거칠었던 농토가 많았던 우리 고향은 역설적으로 배수가 잘되어 과수 농사에 안성맞춤이었다. 혁신적인 생각을 하고 있던 일부 농민이 부사 사과 품종을 도입하면서 옛날과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부농이 되었고, 특히 곶감 생산이 본격화하며, 억대 농가가 많이 생겼고 예전과 다르게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부유해졌다. 보릿고개가 무슨 고개인지 아는 우리 세대는 늘 배가 고팠고, 늘 굶주림에 시달렸다. 가을의 초입에 오면 감나무에도 튼실한 감이 열린다. 어린 동심은 책 보따리를 집에 풀어놓고, 근동에 제법 많은 농토와 밭이 있던 친구의 감나무 밭으로 향하는데 감나무에는 아직 완숙되지 않은 홍시가 많이 달려있었다. 감나무 밑에는 대체로 들깨가 심어져 있었고, 고무신..
2018.09.24 -
가을 마중을 나온 쓰름매미[Sseu-leum-mae-mi ]울음소리
국민학교 다니는 개구쟁이는 오른쪽 감나무에 숱하게 오르내렸다. 여름이면 따굴새라고 불렸던 여름 철새의 알과 벌거숭이 새끼를 내리려고, 가을이면 빨갛게 익은 홍시를 따먹으려고 맨발로 때론 땀 때문에 자꾸만 옆으로 미끄러지는 고무신을 부여 신고 힘겹게 올랐던 감나무 어린 눈..
2017.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