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5. 19:18ㆍ지난 날의 추억
[사진 출처 : BIKE-MART]
며칠 전 이리 저리 서핑을 하다 옛날 지워진 추억을 만난다!!
그것이 얼마나 강렬한지 30년 된 첫 애인을 만난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꿈에도 자주 나타나서 나를 애태우던 과거의 나의 애마 기아혼다 CB250 오토바이
나는 1983년에 사진과 똑 같은 1979년 제작된 붉은색 250cc 오토바이를 사서 10년을 타고
다니다가 1993년도에 제 값도 옳게 받지 못하고(떼였다는 표현이 적합) 처분하여서 애틋하기도
했던 오토바이
지금도 국내 어느 올드 오토바이 매니아는 온라인에서 이 물건을 찾으려고 안달하는 중이다
한 때 나의 든든한 애마였던 그넘은 1979년도에 세상에 태어났었다. 울산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우연한 기회로 장생포 파출소 차석이던 사람을 알게 되어 그와 의기 투합이 된 나는
당시 운전면허 시험장이 마산을 지나 진동이란 조그만 동네에 있었는데, 그 먼곳을 둘이서
찾아가서 실기시험(S 와 L 코스)을 보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이카를 탄 교통순경이 되겠다던 그는 떨어지고, 나는 합격하였던
것이 기억난다.
2종소형 면허증을 취득한 후, 우연히 울산 남구 성남동 오토바이 가게 앞을 지나다가
폐차상태로 세워져 있던 그 넘을 발견하고, 살 의향을 밝히니 당시 수리비 90만원 정도면
수리해 주겠다고 하여 한달 후 건너받은 오토바이를 시운전할 때 그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공냉식 2기통에서 나오는 독특한 배기음은 나의 잠재된 영혼을 두드리는 소리와 다름이 없었다.
90cc 오토바이가 대세이고, 간혹 125cc 오토바이가 보이던 시절에 이 넘을 몰고 지나가면
그들이 부럽게 쳐다보던 눈길이 잊혀지질 않는다.
비번날이면 주로 라이딩 다니던 곳이 울산 호계를 지나 경주코스였는데, 불국사, 보문단지,
감포 등지를 지금은 나의 아내가 된 애인과 부지런히 쏘아 다녔었다.
엔진구동방식이 전자식이 아닌 기계식이었기 때문에 때때로 오토바이 상회에 가서 직접
타이밍을 조절하고, 작은 부품은 기술자의 손을 빌리지 않고 교환하였던 기억이 난다.
자가용이 없던 때라서 구미에 이사와서 그 오토바이에 첫째는 아내와 내 사이에 태우고,
둘째를 임신한 아내는 뒤에 태우고 편도 40여Km 정도 떨어진 고향집을 다녔는데,
얼마나 털털거렸던지 집에 돌아오면 뱃속에 있는 아이가 똘똘 뭉쳐져 있다고 아내가 하소연
하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 지경에 유산 안된 것도 대단하다.
그 경쾌했던 배기음을 어디가서 다시 들을까?
20년이 지난 지금도 꿈속에서 가끔 그를 만나지만 지금은 볼 수 없음에 애틋함만 가득하다.
지금의 아내와 연애시절 함께 라이딩하다가 불국사 주차장에 세워 놓고 잠시 한컷(1983년 겨울추정)
울산 - 경주 간 국도변에서 라이딩 중 한 컷(우측 야트막한 산에도 왕릉이 있음) 스스키복 왼쪽 가슴에 봉축 리본이 달린 것으로 보아 석가탄신일에 불국사와 석굴암을 다녀오는 듯하다.
보문단지입구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w0BcZ9vY2Os
40년 이상된 올드 모델을 아직도 관리하는 것을 보니 그들의 다양한 취미를 엿볼 수 있다.
아~ 오래간만에 특유의 엔진배기음을 들으니 감회가 새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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