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강아지는 뭘 잘할까?

2011. 4. 12. 19:07지난 날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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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부터 KBS 1TV "인간극장"에 맛객 김용철편이 방영되었다.

사실 미식가, 맛객이란 표현 자체가 나에게는 두드러기가 나는 용어다.

얼마나 입맛이 없는 사람들이기에 맛있는 것만 찾아서 먹으러 다니는가?

"지가 그렇게 잘났냐?", "그렇게 포시랍게 사냐?", "지 혓바닥은 금 맥기를 했나?"

눈이 팽팽 돌 정도로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참 한가롭기도 하지~

그것은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대충 이런 무식한 생각을 가졌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 김용철이란 사람의 맛에 대한 철학과 평가가 다른 사람과는 사뭇 다른 듯 했다.

"제철 음식을 제대로 먹는 것이 미식"이란 것이다.

호화로운 곳에 가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쳐 봄직한 평범한 장소에서

그 나름대로의 예리한 통찰력으로 식재료를 고르고, 그리고 만들며, 음미한다.

 

그는 원래 만화가였는데, 3년 전 부터인가 음식을 찾아 본격적을 발을 들여 놓았다고 한다.

남들이 못가진 열정을 쏟아부으니 그는 제대로 자신의 일을 찾은 듯하다.

맛객이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고기를 잡은 배에 직접 타서 고기를 잡고, 시장에서 직접

식재료를 골라서 요리도 하면서~

 

그가 가난한 만화가를 하면서 마침내 "땅강아지" 같은 신세가 되어 있는 자기를 보았다고

블로그에 기술을 하고 있다. 땅강아지는 땅도 파고, 헤엄도 치고, 날기도 하지만 어느 하나

특출한 것이 없는 것에 빗댄 것이다.

 

한달에 20만원 밖에 수입이 없던 시절이 있었으니 아마도 여러가지 일을 틈틈이 하여

호구지책으로 삼았다는 것을 미뤄 짐작을 할 수가 있다.

여러가지의 일을 했지만 특출한 것도 없어서 그는 오직 한가지 일에만 집념하기로 아동만화로

선택과 집중을 하고, 그러다가 어떤 계기가 되어 맛객으로서의 본격적인 일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수입은 많이 되지 않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열정을 쏟는 그가

남다르게 보인다.

 

"땅강아지"  경북 북부지역의 사투리는 "개밥두디기"라고 하는데 개와 두더지의 합성어가

아닌가 싶다. 참으로 친근한 이름이고, 실물을 보아도 그렇게 징그럽지 않으면서

앙증맞기까지 하다.

 

보통 곤충과는 다른 특징이라면 그 넘은  땅을 파기 쉽도록 앞발이 잘 발달되어 있고

그것이 바깥 쪽으로 능숙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구멍을 파는데 적합하도록 진화하였고,

두 앞발을 밖으로 벌리는 힘이 곤충크기에 비해 장난이 아닐 정도로 힘이 세다

 

사람으로 친다면 수백키로의 물건을 옆으로 치울 수 있는 힘일 정도로 말이다.

땅강아지는 날개도 있으므로, 날기도 하고, 기기도 하고, 헤엄도 치고 그야말로

팔방미인형 곤충이다.

 

그런 친근한 모습을 한 땅강아지가 농민들에게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

논두렁에 구멍을 뚫고 다녀 애써 물 대놓은 논을 마르게 하고, 급기야는 둑이 터져서

논둑이 무너지게 하여 엄청난 노동일을 하게 만드는 그런 애물단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