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풍경(?)

2016. 1. 15. 20:21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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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안 보면 그립고, 매일 보면 단조롭고 무료하기도 하다. 바다의 풍경은 풍랑이 일면서 일기가 나쁘거나 기상이 좋은 날씨에 보는 풍경 빼고는 늘 파란 모습 그대로이다. 어쩌다가 어선이나 큰 선박이라도 지나가면 조그만 볼거리라도 생긴다.







아마도 저 멀리 바다에 정박한 외항선은 동해항에서 수출물품을 선적하기 위해 왔다가 하역순서를 기다리며 저렇게 바다에 닻을 내리고 정박한 것으로 짐작된다. 선박 갑판에 솟은 노란색 기둥처럼 생긴 크레인이 4개인 것을 보니 2만 톤 급의 벌크선이다. 크레인 1개에 대략 5천 톤으로 잡으니 그렇다. 배 옆에 검은색 도색과 갈색 도색이 만나는 지점의 선을 '흘수선(吃水線)'이라고 하는데 그곳까지 물에 잠기면 적재를 최대로 한 것이니 저 선박은 흘수선이 위로 많이 올라온 것으로 보아 공선(空船)이거나 아니면 짐을 조금만 실었을 것이다.







동해의 북단이니 함정도 지나가고,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작은 예인선이 창처럼 생긴 적재물을 실은 바지선을 힘에 부치는 듯 근근이 끌고 간다. 길손의 눈에는 채 1노트의 속도도 내지 못하는 것 같다.






길손은 바지선에 싣고 가는 물건을 나름대로 많이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저런 적재물은 처음본다. 아마 저렇게 긴 파이프 같은 것을 옆으로 적재하자니 바닷물에 노출될 것이고 균형 잡기도 힘들 것이다. 그래서 용접하여 저렇게 세운 것은 아닐까? 바지선(부선) 앞으로는 희미하게 예인선과 연결된 밧줄이 보인다.







단조로운 바다 풍경에 반대로 항해하는 다른 한 척의 어선이 풍경을 바뀌게 하고~









먼바다로 나가는 짙은 회색의 선박이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해군 장병을 태운 군함은 기항지를 떠나기 아쉬운 듯 느릿느릿 공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거북이와 달팽이도 느리지만 언젠가는 목표지점에 갈 것이다. 정박한 외항선은 그 자리에 있는데 군함은 공해 상으로 더 멀어져가고, 굼벵이 예인선도 조금씩 위치를 바꾼다.







한 시간 쯤 지나니 이번에는 동해항에서 출항한 외항선이 오른쪽 멀리 공해 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출항하는 선박도 왼쪽에 정박한 외항선과 같은 톤수의 벌크선이다.




 



한참 전에 공해 상으로 나가던 군함이 기항지에 무엇을 두고 왔는지 아니면 미련이 있어서 그러는지 다시 돌아오고 있다.







굼벵이 예인선은 군함이 공해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순간에도 아직도 저렇게 불쌍하리만치 느리게 간다. 아휴 속 터져서~ 선원들은 더 속이 터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