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아파트 단지에도 봄은 왔다.
2016. 4. 3. 14:29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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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거리는 봄비가 내린다. 콘크리트 숲에도 나무는 어김없이 꽃을 피우고, 녹색 싹을 틔운다. 가는 겨울이 자꾸만 아쉽지만, 윤회하는 것처럼 또 봄이 왔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에 눈이 많이 가는 것을 보니 나도 이제는 내가 태어났던 굴이 많이 생각나는 것 같다. 예전 보릿고개를 넘으면서 그렇게 싫었던 봄을 세월이 그렇게 흘렀지만, 아직도 제대로 극복을 못 했다. 다른 이들은 모두 봄을 기다리는데 나무에 싹이 자꾸만 돋아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돌아오지 못할 길이 자꾸만 가까이 오는 듯하여 그런 연유도 있다.
언젠가는 이 삭막한 콘크리트 숲을 떠나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있고, 밤에는 한가롭게 반딧불이 노니는 그런 곳으로 가고 싶다. 지금 살아계셨다면, 116세가 되셨을 할매와 고향 집 마당에 멍석을 깔고, 할매의 혼백이라도 같이 모시고 동생들과 도란도란 앉아서 칼국수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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