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24. 21:00ㆍ살아가는 이야기
지난번에 두꺼비들이 짝짓는 것을 보았으니 올챙이가 알에서 부화하였을 테고, 그 올챙이들은 이곳에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번식하고 있는 천적 블루길에게 잡아먹혀서 목숨을 제대로 부지하였을까 하는 노파심에서 두꺼비들이 짝짓기했던 수초가 제법 있는 곳을 향했다.
이미 저수지 주변을 보면서 이곳으로 이동하였던 터라 올챙이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고, 수면으로 블루길만이 득세하여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곳에 도달하니 얕은 저수지의 수초 사이로 작은 물결이 인다.
길손의 방문을 반기기라도 하듯이 제법 자란 올챙이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면서 잘 자라고 있었다. 이곳은 워낙 수심이 낮고, 수초가 빽빽하게 자라서 블루길이 접근하기가 어렵고, 이미 블루길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본 올챙이들이 이곳으로 모두 피신한 것으로 생각된다.
비록 세력은 약하지만, 작은 무리를 이루고 있다. 예전에는 저수지 가장자리를 따라서 3~400m의 올챙이 띠를 형성하고 무리 지어 다녔는데 수심이 깊은 곳에는 올챙이가 전혀 없고, 이렇게 수심이 낮은 이곳에만 작은 무리를 만들어 크고 있다.
블루길을 피해 올챙이들이 서식하는 곳은 저수지 내에서도 수초가 빽빽이 자라고 수심이 낮은 바로 이곳 밖에 없다.
수초 군락 두군데가 붙어 있으나 이곳에는 올챙이들이 있고,
저쪽 수초숲에는 올챙이가 없다.
두 수초 숲 사이는 수심이 제법 깊고, 수초가 엉성하여 블루길이 충분히 접근할 수가 있는 곳이다.
올챙이가 없는 곳은 올챙이가 있는 곳에 비해 수심이 깊고, 수초도 엉성하게 나 있는 것이 보인다.
욱수천을 따라 욱수지로 물이 공급되는 입구에 서 있던 버드나무 한그루가 저렇게 무참히 참수당했다. 옆에서 텃밭을 일구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그는 대뜸 "버드나무에서 날리는 꽃가루가 사람에게 해로워서 학교에서도 모두 벌채한다"고 자신을 스스로 변명하면서 두꺼비를 걱정하는 길손에게 "별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핀잔을 준다. 정말 몰상식하고, 어이가 없다. 나무를 저렇게 자르는 것은 정당화되고, 두꺼비 걱정하는 마음은 그렇게 쓸데없는 짓으로 보였나? 시청과 환경청에서 다녀갔는데 뭔 걱정이냐고 하겠지만, 공무원 특성을 잘 알고 있는 길손이 보기에는 무대책이 최고의 대책일 것이다. 지금 이 저수지 물을 사용하여 농사짓는 이는 없다. 올챙이가 어린 두꺼비로 변해서 산으로 올라가면, 몽리자들의 동의를 얻어서 저수지의 물을 빼고, 블루길을 솎아내기 바란다. 그리고 위쪽에 있는 욱수지는 어떤 고약한 놈들이 블루길과 배스를 고의로 넣지 않았다면 도저히 물고기가 자력으로 그곳으로 오르기는 불가능했을 일!! 빨리 욱수지부터 블루길을 박멸해야 아래에도 평화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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