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미나리 그리고 어린 새끼 돼지~

2016. 5. 5. 23:05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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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미나리가 개울에서 맑은 물을 마시며 튼실하게 자랐다. 위로는 사람도 살지 않고, 사육하는 가축도 없는 1급수가 흐르는 개천이다. 축대를 어렵게 내려가서 낫으로 베니 크기도 제법이다.

 

 

 

 

 

파란 것이 사진으로는 모두 미나리로 보이지만, 돌미나리가 자라는 곳은 채 한 평이 되지 못하고 모두 잡풀이다. 이곳 개울에 돌미나리를 일부러 심은 사람도 없겠지만, 미나리는 자신을 베어가는 사람을 탓하지 않고 매년 5월 초입이 되면 저렇게 자라서 남을 살찌운다. 돌미나리는 길손의 식탁에도 오르지만, 이웃에도 布施하니 그 어찌 좋지 않겠는가?

 

 

 

 

 

멧돼지와 집돼지의 교잡종인 암퇘지가 새끼를 낳았다. 어미와 따로 낮잠을 즐기고 있는데 길손이 조용히 울타리 가까이 다가가서 녀석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을 때 어디선가 "쾅"하는 폭음이 들린다. 야산 밭을 갈아 곡식 씨앗을 심은 농부가 비둘기 같은 새들이 갓 심어놓은 씨앗을 먹어버리지는 않을까 염려된 農心이  '카바이드를 사용하는 새 쫓는 기계(카바이드 총)'를 설치하여 연신 폭탄터지는 소리를 내기에 새끼 돼지들이 조금 염려가 되는데 

 

 

 

 

 

[사진출처 : 광남일보)

 

이것이 카바이드 총인데 카바이드는 물과 만나면 아세틸렌이라는 가스를 발생시킨다. 지금은 용접할 때 아세틸렌을 넣은 용기를 가져와서 용접하면 되지만, 옛날에는 둥그렇게 생긴 통에 카바이드와 물을 넣고, 위에 큰 통을 뒤집어씌워서 그곳에 갇힌 아세틸렌가스를 긴 고무호스를 통해 용접기에 연결하여 용접하였는데 그런 원리를 이용하여 아세틸렌 가스가 발생하면 전기플러그가 연통처럼 생긴 곳에서 폭발시켜 폭음을 만들어 유해조수를 쫓는 역할을 한다. 과실이 영글때면 골짜기마다 밤낮없이 폭음을 발생하는 통에 고단한 시골농심들도 밤잠을 제대로 이루기 어렵다. 과수원 주인이야 자장가로 들리겠지만, 어쩌다가 시골을 들린 사람들은 잠을 설치기가 일쑤다. 그러나 누구를 탓하겠는가? 멧돼지를 탓할까? 까치를 탓할까? 카바이드 총을 설치한 과수원 주인을 탓할까?

 

 

 

 

 

꼬마 돼지 여덟 마리가 폭음이 들릴 때마다 엉덩이를 들썩거리더니

 

 

 

 

 

더는 참지못하고, 제 어미에게로 우르르 몰려간다.

 

 

 

 

 

어미 돼지는 잠결에도 새끼를 아끼는 마음에 억지로 엉덩이를 들어 올려서(이런 것은 사람이랑 비슷하다. 잠에 취해서 자는데 자명종이 울리면 이렇게 히프를 드는 것)

 

 

 

 

 

잠결에 하늘을 향해 들었던 엉덩이를 새끼 돼지들이 밑에 깔리지 않도록 다른 쪽으로 철퍼덕하면서 쓰러지니 여덟 마리 새끼 돼지들이 아래위 2열로 젖꼭지를 물고 빨기 시작한다(돼지는 태어나서 처음 차지하는 젖꼭지를 젖을 떼기 전까지 젖을 먹는 동안에는 계속 그 젖꼭지만 고수하기 때문에 다른 젖꼭지에 물려도 처음 빨았던 젖꼭지로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젖이 시원찮게 나오는 젖꼭지를 차지한 새끼 돼지는 결국 형제간의 경쟁에 밀려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길손 생각에는 처음 달려가서 차지한 젖꼭지에 자신의 침을 잔뜩 발라놓아서 다른 놈들이 "에이 더러워~" 이렇게 되면서 다른 젖꼭지에서 먹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어때요? 돼지 박사님 계시면 댓글 부탁해유~~ ^^* )

 

 

 

 

 

아래에서 젖을 빠는 놈들은 먹는 순간에도 정말 괴롭겠다. 저러다가 압사 사고가 나는 거 아닌감? 여성 상위시대가 돼지 세계에도 있는가 보다. 윗줄 네 마리 중에 맨 오른쪽 한 놈을 빼고는 모두 암컷이다. 에이~ 미국에는 어떤 돈많은 또라이와 남편에 이어 큰 꿈을 꾸겠다는 어느 여인네가 앞으로 큰 게임을 한다는데 그렇게 큰 나라에 그렇게도 사람이 없나? ~ 쩝~~

 

 

 

 

 

한참을 열씨미 먹더니 일곱 마리는 다시 잠을 자려고 원래 제자리로 갔는데 유독 어린 암퇘지 새끼 한 마리가 계속 젖을 빨고 있다. 어미 돼지는 그런 새끼가 미웠는지 끄~응하면서 자세를 바로잡더니 젖꼭지를 제대로 내어주지 않는다. 어린 암퇘지는 땅에 거의 붙다시피 한 젖꼭지를 포기하지 않고 어림짐작 5분 이상 저런 자세로 집요하게 빨고 있다. 정말 지독한 녀석이다. 길손의 그간 경험에 비춰보면, 저 새끼돼지는 앞으로 훌륭하게 될 인물(?) 아니지 돼지 여사(?)가 될 것이 틀림없고, 제 어미에게 앞으로도 해외여행도 시켜주면서 호강을 시켜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 암~ 그것은 길손이 보장한다.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