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꽃뱀(?)
2016. 6. 19. 21:37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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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그렇게 흔하던 뱀이 경지정리와 축대 축조로 인해 시골에서도 보기가 어려워졌다. 그런데 오래간만에 시골집 앞 개울에서 우리가 사는 곳의 사투리로 '너불띠기'라고 불리는 '유혈목이' - '꽃뱀(花蛇)'을 보니 징그러운 느낌은 살짝 있었지만, 반가운 마음이 든다. 도랑에 있는 개구리를 먹기 위해 축대를 내려갔지만, 손이 없는 뱀은 직벽으로 된 축대를 오를 수는 없다. 몇 번이고 오르려고 애쓰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그냥 자연의 섭리대로 살도록 도와주지 않았다.
시골 초가집에는 황구렁이로 불리는 굵고 길며 누렇게 생긴 구렁이가 집집이 한 마리씩 있었는데 집지킴이라고 해서 어른들은 황구렁이를 잡지 못하도록 했다.
폐결핵 같은 중병(?)에 걸린 사람들이 뱀탕을 먹었는데 뱀을 잡는 땅꾼들은 독사와 능구렁이를 잡아오면 3원 정도를 주고 황구렁이를 잡아오면 5원을 줬다.
눈깔사탕과 아이스께끼를 먹고 싶었던 동심은 초가집 허술한 담 구멍이나 집 뒤켵에서 나오는 어린아이 키만 한 황구렁이를 어른들 몰래 잡아서 땅꾼에게 팔았다. 지금이라면 상처를 입히지 않고 잡을 수 있었겠지만, 그때는 어려서 맨손으로 잡기가 어려웠으니 작대기로 두어 번 때려서 제압하여 가져가면, 반쯤 실신한 황구렁이를 땅꾼이 보고 제값을 주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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