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여름을 나는 오드 아이

2016. 7. 27. 07:53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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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날씨도 무덥기도 하거니와 장마로 비도 오락가락하여 이놈을 보러오는 것이 정말 오래간만이다. 온몸으로 겨울을 버티고, 여름을 나는 오드-아이는 거친 외부 털과 촘촘한 내부 털로 무장하였는데 그야말로 야전에서 산전수전 모두 겪는 전투견의 모습으로 길손을 반기는데 적당히 경계하면서 반가움을 표시한다.

 

 

 

 

 

 

 

 

길손이 만날 때마다 앞 뒷다리 가랑이 사이에 잔뜩 붙은 '작은소 참진드기'를 맨손으로 잡아주기도 하고, 에프킬라를 치기도 하면서 녀석이 진드기로 인해 겪는 고통을 덜어주는데 으레 몸을 뒤집어 사타구니와 겨드랑이 보여주고 싶지만, 경사지고 돌이 많은 길에 자신의 몸을 뉘기가 쉽지가 않다.

 

 

 

 

 

 

제 어미와 같이 멧돼지와 고라니가 우글거리는 숲 속을 돌아다니니 진드기를 옮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오드 아이 강아지 주인은 적극적으로 진드기 박멸에 나서지를 않으니 답답한 길손이 해충을 죽이는 약을 목덜미에 바르거나 약간 몸에 해롭겠지만, 어쩔 수가 없어서 에프킬라를 가랑이에 분사하기도했는데 녀석은 고약한 냄새가 나고, 차가운 에프킬라 액이 싫었던 모양이다. 먹을 것을 주어도 좋았던 기억은 어디로 가고, 좋지 않은 기억만 나는지 길손의 안타까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내 등을 돌리고 제 어미에게로 내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