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9. 14:12ㆍ여행이야기
원래 이곳은 목적지가 아니었으나 안면도 들어가는 방조제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버려서 회차하려고 들어온 마당이다. 점심을 먹으면서 식당 벽을 보니 가까운 곳에 간월암이 있다는 것이다. 마침 썰물이어서 들어가기도 좋을 것 같이 들린다.
어디에서 많이 보았던 풍경이다. 산속에 있는 사찰도 운치가 있지만, 사면이 바다인 이곳의 사찰도 운치가 있다. 관광객들이 바닷물이 나간 곳에서 바다 다슬기를 잡고 있다. 결론적으로 길손도 바다 다슬기를 많이 잡아서 이틀이 지난 다음 집으로 돌아와서 삶아 먹고 배가 탱탱하고, 소화되지 않아 혼이 났다. 아마도 부처님이 계신 도량 근처에서 살생하였다고 벌을 준 것 같다.
대개의 장승은 험상궂게 생겼는데 이곳 장승은 부처님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험상궂은 것도 있었지만,
워낙 섬(?)이 좁아 일주문은 화장실 위에 설치했다. 일주문 근처에 가면 밑의 푸세식 화장실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간월암 대웅전(?) 안의 오른쪽에는 간월암도 인연이 있을 법한 선사 세분이 모셔져 있었는데 중앙의 만공선사 영정이 길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평생 아무 거리낌 없이 살았던 근대불교의 중흥조 경허 대선사의 제자였던 만공스님은 경허스님과 같이 수행하면서 많은 일화를 남겼다고 하는데 그들의 법통은 덕숭총림(예산 수덕사)가문으로 면면히 내려오고 있다.
경허스님은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무애행(無礙行)을 하다가 남에게 오해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경허의 무애행이 제자인 만공에게 말보다는 행동으로 불법을 전한 것은 아니었을까? 스님의 영정의 눈빛은 마치 포효하는 호랑이의 형형한 눈빛을 닮았다.
해안가의 사찰에는 꼭 용왕각이 있었다. 바다에 나가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무사 안녕을 바다를 보고 민초들은 용왕님께 빌었을 것이다.
용왕각을 통해서 보이는 바다
간월암 밑으로는 스님들이 기거하는 요사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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