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0. 00:20ㆍ감동이 있는 이야기
[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오늘이 석가탄신일입니다. 1년 중 모든 사찰에서 맞이하는 행사 중 가장 큰 행사이겠지요!
공휴일이어서 직장인들은 고맙기가 그지 없습니다.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불교"라고 답을 합니다. 그리고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일반인처럼
등산이나 하다가 잠깐 둘러보는 사찰,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나의 본모습을
알기 때문이지요
근대불교의 중흥조인 경허스님의 무애행과 관련된 일화는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명하신 고승대덕들의 발자취도 책자를 통해서 많이 접하였을 것입니다.
많은 큰 스님들이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김정휴스님이 쓰신 "백척간두에서 무슨 절망이 있으랴"는
책에 소개된 춘성대선사의 일화는 도인의 삶을 미화하지 않고 솔직히 표현하는 인간다움에
정감이 갑니다.
그 책에서는 춘성 대선사는 불교에서 말하는 걸림없는 자유, 즉 무애자재한 삶을 살았다고 말하기보다는 원초적 자유와 인간이 지닌 원색의 아름다움을 누리며 일생을 살았다고 평가하였고, 스님의 법어를 듣고 있노라면 청중들은 당혹과 놀라운 충격에 사로잡혀 저항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그는 자기 사상을 표현함에 있어 절제된 언어나 논리를 앞세우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주제와 내용이 없는 것도 아니었답니다. 스님의 법어 속에는 인간을 감동케 하는 따뜻한 애정이나 언어가 다듬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야성적이고 원색적인 욕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누군가가 스님에게 "스님을 백척간두로 떨쳐버리면 그 경계가 어떠하겠습니까?"라고 묻자
스님은 "씨발놈아! 떨어져 보지도 않고 어떻게 말해!"라고 하였다지요
"어떻게 사는 것이 도인의 삶입니까?"라고 어느 종교기자가 질문을 하자
"쥐좆 같은 놈아! 도인의 삶이라고 특별한 것은 없어. 삶을 꾸밀려고 하지마." 라고 했답니다.
또, "스님께서 열반하시면 사리가 나올까요? 만약 사리가 안나온다면 신도들이 실망할텐데요?"라고 하자 "씨발놈의 자식! 신도 위해서 사나?" 라고 하였답니다.
또, 신도들이 화려한 옷을 걸치고 짙은 화장을 한 채 절에 올라치면 여지없이 스님의 거침없는 불호령이 떨어지곤 했답니다. "야, 이 미친 것들아. 외모 자랑하려면 번화가로 갈 것이지 뭐하러 절에 왔어? 씨부랄 년!" 이라면서 혼을 냈다네요
고관 대작 부인도 예외는 아니었답니다. 그 자리에서 옷을 벗기어 태워버리기 까지 했다고 하는데, 그런데 이상한 것은 스님의 무지막지한 욕설과 일방적인 행동에 대하여 그 누구 하나 항의하거나 감히 대들지 못하였다는 것입니다.
스님의 욕설은 천박하고 속된 것이 아니라, 그 무언가 막힌 가슴을 확연히 뚫어 주는 속 시원한 지혜가 번뜩였고, 비록 무지막지하게 쏟아내는 육두 문자지만 도인의 무애 자재한 선지[禪旨]가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이렇게 거침없는 원색적 표현과 욕설은 듣는 이로 하여금 내적불만과 가슴 속에 쌓인 번뇌를 한꺼번에 털어내는 효과를 발휘한답니다.
춘성스님과 관련된 재미난 일화는 많지만 이 정도만 업어다 날랐습니다.
1980년대 후반쯤 우연히 마주했던 불교신문과 그곳에 칼럼형태로 글을 쓰셨던 김정휴스님의
"근대불교의 중흥조 경허대선사"에 대한 글을 감명깊게 읽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같이 삭막한 세상에 경허스님과 춘성스님 같은 도인이 더욱 그립습니다.
[김정휴 스님의 "백척간두에서 무슨 절망이 있으랴"(도서출판 명상)와 "불계님의 블로그"에서 일부 글을 옮겼고, 각색을 하였습니다]
* 제 오랜기억으로는 약 15년도 더 지난 일인 듯합니다. 지금의 명상음악이 담긴 테이프를 구입하여
참으로 많이 들었습니다. 당시 "정천"이란 예명으로 노래를 불렀었는데, 작년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 분이 스님이 되어있었습니다. "정천"과 "정강"은 분명히 다른 것으로 보아서
아마 저의 짧은 소견으론 노래 부를 당시에는 스님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와 같은 중생들에게 아침 이슬같은 맑은 영혼의 목소리를 들려주시는 정강스님에게
저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성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Wwo-IhnuT8
'감동이 있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을 사랑한 할머니를 잊지 못하는 의로운 개, 진돌이 (0) | 2011.05.15 |
---|---|
[스크랩] 김치운반선으로 변신한 자동차운반선-요트 항해중 (0) | 2011.05.12 |
뽀빠이 이상용의 "우정의 무대" 가 그립다!!! (0) | 2011.04.28 |
일본국민 두번 울린 국민가수 다나까 요시코(田中好子) (0) | 2011.04.27 |
[스크랩] 7살 아내 (0) | 2011.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