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9. 14:30ㆍ맛집과 요리
서울대학병원 순환기 내과 김효수 박사의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명의의 진료를 받기 위해 전국에서 온 엄청난 환자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한다. 특히 노인 환자가 대부분이었는데 15분만에 10~12명의 환자를 보는 김 박사는 점심도 거르고 진료를 보는데 1시간씩이나 진료가 밀리고 있는 중이었다.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어떻게 대화만 해도 1분이 훌쩍가는데 이것저것 궁금한 것 물어보니 시간이 자꾸 지연될 수밖에~ 이런 저런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다시 예약날짜를 잡고 서울에 와야 하기에 기냥 포기하고 병원을 나왔다. 경북대학병원 순환기 내과도 근동에서 알아주는 곳이니 그곳에서 모든 것을 맡기기로 하고 병원을 나섰다. 점심시간이 한참이 지나서 배도 고프고, 혜화전철역 인근에 있는 한식뷔페 식당인 '올반'으로 향했다.
올반은 신세계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하는데 깨끗하고 가성비가 좋다고 소문이 났단다.
많고 많은 식당을 다녔지만, 알레르기 있는 고객을 위해 '알러지 유발 물질 확인표'를 걸어둔 식당은 이곳이 처음이다.
길손이 특히 감동을 한 것은 화장실에서 손을 씻지 않고, 식당 홀에서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를 배치한 것이다.
한 명당 식대가 14,900원인데 왜 15,000원을 책정하지 않았는지 길손이 마케팅을 공부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100원 차이에 크게 싸게 느껴지는 고객의 마음을 간파한 신세계 측의 어떤 고도의 전략이나 음모가 숨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식당을 올라오기 전에 풀빵 파는 노점상을 보았는데 길손은 그것의 영향을 받았는지 이 풀빵으로 배의 1/3을 채웠다.
이것은 강원도에서 많이 먹는 메밀 전병
순두부를 직접 만드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쌀겨로 만든 죽에 우유를 넣은 것이 타락(駝酪)죽이라고 하는데 조선시대에는 우유을 총칭하여 타락이라고 하였고, 임금의 건강을 돌보는 내의원에서는 10월 초하루부터 정월에 이르기까지 타락죽을 만들어 국왕에게 진상하였다고 한다. 길손은 저 죽을 먹고 타락한 마음이 더 타락할까 걱정되어 조금만 먹었다.^^
천국이 따로 없어 보인다. 이곳 올반이 바로 천국이다. 생맥주를 눈치보지 않고 무한정 마실 수도 있거니와 속이 답답하면,빙설로 속을 달래고, 속이 허해지면 풀빵을 먹다가 그것도 시들해지면 카푸치노도 마시다가, 또 생맥주를 마시고, 쓰린 속을 달래려면 해장국을 먹고, 타락죽도 먹다가 아주 식당이 문을 닫을 때까지 그렇게 즐겨보길 바란다.
그렇게 먹고도 미련이 남는다면, 풀빵세트도 있으니 사서 집으로 가면 그만이다.
집에서도 손쉽게 즐기라고 올반 키친 간편 한정식을 무료배송까지 한다니 놀랍다. 대구 동대구역 옆에 신세계백화점에도 올반이 있다니 대구에 내려가면 주변 아는 사람들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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