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용도로에서의 해프닝
2018. 3. 16. 02:00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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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평에서 상주를 향하는 중에 낙동강이 인접한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북쪽으로 쾌속 질주하고 있다. 가끔씩 다니는 이 길에 라이딩하는 오토바이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데 옆으로 지나가면서 보니 번호판이 이탈리아 번호판이다.
자동차들이 고속으로 다니는 곳에 저렇게 달리면 위험할 것 같아서 클랙슨을 울리니 갓길에 선다. 이탈리아 로마 번호판이다. 다가가면서 능숙하지 못한 영어로 로마에서 왔느냐? 고 물었더니 우물쭈물한다.
그때 반전이 일어났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고, 순수 토종 청년인데 엉터리 외국 번호판이 신경 쓰였는지 약간 겁을 먹었다. 청년이 헬멧을 벗으니 오히려 내가 더 당황하고 겁 먹었다.
마치 김정의 친구, 미국의 망나니 농구선수 데니스 로더먼과 닮은꼴이다. 염색한 노랑머리에 입술, 코, 귀에 박은 피어싱을 보고는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길손이 사진을 찍으니 길손의 차량 번호판을 유심히 보는 듯하다. 그래 봐야 내 개인정보가 쉽사리 뚫릴 일도 없을 것이고, 왜 엉터리 번호판을 달았나? 뭔가 남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었던가?
충주까지 올라간다는 그에게 마음속으로 안정운행하고, 모범적인 청년으로 거듭나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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