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속에서 내린 습설(濕雪)

2018. 3. 9. 22:25살아가는 이야기

728x90

 

 

3월 7일 대구 일대에는 습기를 가득 머금은 습설(濕雪)이 내렸다. 대구는 도로에 눈이라도 조금 쌓이면 눈길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대범하지 못한 운전자가 앞에서 제대로 진행하지 못해서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한다. 부산에 폭설이 온다면 대구보다 더할 것 같다. 평소 20분이면 도착할 것을 2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푸념도 주위에서 들린다.

 

 

 

 

 

일반적으로 눈은 습기를 머금은 정도에 따라 크게 습설(濕雪)과 건설(乾雪)로 구분한다는데 습설은 대기 중에서 강하하면서 공기중의 수증기를 흡수하여 그 무게가 건설에 비하여 2~3배 무겁다고 한다. 습설의 발생 원인으로는 찬 대륙고기압의 공기가 서해나 동해로 이동하면서 풍부한 해상 습기와 해수와 내륙의 온도 차로 만들어진 눈구름대가 만나 발생한다. 특히 대기 상층 기온이 영하 10도 보다 높으면 습설이 만들어진다. 그 밖에 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한기를 동반한 상층 기압골이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하면서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발생 원인으로 일반적으로 서해안과 동해안 연안 지역에 습설이 내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눈이 물기를 많이 머금어 축축하니 눈을 뭉치기도 한결 쉽다. 누군가 눈사람을 만들면서 토끼의 코와 입도 만들었을 것인데 어제, 오늘 날씨가 좋아지면서 코와 입은 행방불명된 것 같다.

 

 

 

 

 

습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소나무가 쓰러졌다. 대구에서는 쉽게 볼 수가 없는 풍경이다. 7~9년 전쯤 대구에 큰 태풍이 닥쳤을 때 소나무 군락이 엄청나게 쓰러진 것을 보았었는데 그 후에 이렇게 소나무가 통째로 쓰러진 것은 처음 본다.

 

 

 

 

 

 

쓰러진 소나무를 보니 매우 안타깝다. 깊게 뿌리를 내리고 살 것으로 생각했는데 자갈과 바위가 많은 토질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힘겹게 살다가 이렇게 변을 당했다.

 

 

 

 

 

 

누군가 여름에 소나무 아래 그늘에서 망중한을 즐기려고 소박하게 만들어놓은 휴식처에 소나무가 넘어졌는데 마침 사람이 없었기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