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과 어린시절

2010. 11. 12. 23:34지난 날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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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가 유독 많았던 고향마을!!

예전 고목 감나무들이 있었던 밭은 소득이 더 나은 사과나무 밭으로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집 울타리 안에 있는 감나무들은 영근 열매를 달고 있고,

최근 곶감이 선물로 인기가 높자 유휴지 논밭에는 감나무 식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가 곶감파동이 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도 있지만~

 

봄이되면 연노랑색 감꽃을 주운 여자아이들은 짚푸라기에 하나 둘 엮어서 가지고 놀았고,

제법 열매가 감의 형태를 띄는 초여름이면 콩밭사이로 난 이랑을 따라 감나무에 다가가서

한두살 어린이 주먹만한 떨어진 푸른색 감을 집어든다.

더운 날씨에 나무에서 떨어진 감은 2~3일 지나면 물렁해지는데

두쪽으로 갈라 가운데 흰색 심을 손가락으로 긁어내고 껍질을 눌러 감을 먹었다.

간혹 생감(땡감)을 먹을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는 생감을 씹어면서 입안에 가득고인 떫은 물을 몇 번이나 뱉으면

입안에 단맛이 돌 때 비로소 목으로 삼킨다.

 

그러나 그 것도 많이 먹으면 감 특유의 탄닌성분으로 인해

속이 메스껍고 심지어는 토하기 까지 한다.

가을이 되어 감나무 잎이 세월의 무게를 못견뎌 떨어지고

감이 연노란빛을 띄기 시작하면

국민학교를 파한 우리는 고목으로 이루어진 친구의 감나무 밭으로 향한다

감나무에는 발갛게 익은 홍시가  금방 떨어질 듯이 달려있다

나무밑에서 왠종일 기다려봐야 입으로 홍시가 떨어질리 만무이기 때문에

모두들 우루루 감나무로 달려가서 기어오른다

감나무 높이가 만만치 않다

높이가 10미터 이상되는 나무도 있는데 감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나무 자체의 재질이 약해서 체중을 잘못 실으면 가지가 부러져 바닥으로 추락해

다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오후 한나절 감나무위에서 지내다가 집으로 돌아오곤 했던 어린시절!!

그런 추억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남자아이 들만의 특권이다.

10월말이나 11월초순이 되어 감이 무르익으면

끝이 갈라진 대마무 장대를 들고 감을 딴다.

수확한 감은 동네 아주머니들이 밤새 깎아 싸리나무에 하나씩 끼워서

감타래에 매달아 겨우내 말린다.

지금은 감도 기계로 깎고, 싸리나무도 사용하지 않아 상품성이 많이 좋아졌다.

 

겨울밤에 사랑방에 모인 악동들은 곶감서리를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지난 주 도고온천 가는 길에 고향근처를 지나다

하늘아래 첫 감나무 생각이 나서 일부러 들렀다.

수령이 750년이라고 하는데

그 감나무에 달린 감으로 만든 곶감은 서울 백화점에서 비싼 값으로 팔린단다

예전에는 똑 같은 감으로 가격도 같았을터인데..

사람들의 호들갑이라니...........

750년 된 감나무의 곶감이 산삼 곶감도 아닐터인데!!!

 

담장 뒤로 멀리 보이는 것이 깎은 감을 건조시키는 감타래이다(2층 좌측으로 곶감이 보인다)

 

감나무가 2개로 보이나 사실은 한 나무이며 중간이 썩어 없어진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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