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7. 18:30ㆍ여행이야기
신원사(新阮寺)가 신원사(新元寺)로 바뀐 내역이 있는데 '관찰사 심상훈이 중수하면서 어수선한 나라가 일신 발전하여 신기원이 이룩되기를 염원하는 의미'라고 되어 있다.
신원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麻谷寺)의 말사이다. 本寺인 마곡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길손이 신원사를 들어선 시간이 저녁 6시를 조금 넘고 있었는데 자갈길을 지나가는 길손의 발걸음 소리가 요란했는지 범종을 치던 스님이 잠시 뒤를 둘러보고 다시 범종을 치기 위해 숨을 가다듬는다.
대웅전에 올라서는 노스님은 조금 전 범종각을 지나치면서 범종을 치던 스님에게 농을 던진다. "온종일 종이나 치시게나"
독성각을 모르는 신도가 있을까 봐 친절하게 한글로 칠성각으로 글씨를 써서 붙여놓았다. 기복을 하려거든 대웅전에서 하지 말고, 이곳 칠성각에서 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대웅전과 칠성각 사이에 서 있는 배롱나무에 튀어나온 부처님 손이 궁금하여 수년 만에 다시 찾았더니 아직도 누군가에게 주지 못하고 손아귀에 한웅큼 쥐고 계신다.
들고만 계시지 말고, 빨리 내려달라고 재촉하였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이 아직 내가 받을 자격이 없다고 보시는 것 같다. 마음을 닦아서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방마다 스님이 한 분씩 계셔서 저녁 예불을 드린다.
중악단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곳에서도 계룡산 상봉의 모습이 보인다.
대원군 이하응의 친필로 썼다고 알려진 낙은재(樂隱齋) 현판이 솟을대문 뒤편에 있다. 아마도 대원군이 그의 비운의 말년을 예감하고, 자신의 며느리와 벌어진 권력다툼을 모두 잊고, 이곳에서 편안하게 은둔하면서 즐겁게 살려고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이곳이 명성왕후 민씨가 중악단에서 기도할 때 머무르던 방이라고 소개하고, 하룻밤 머물려면 종무소에 연락하라는 안내를 보았었는데 오늘은 뭔가 이상하다.
그동안 스님의 처소로 바뀌었다.
중악단(中嶽壇)은 본래 계룡산 산신을 모시던 제단으로 '계룡단'이라 하던 것을 조선 고종 때 묘향산의 상악단, 지리산의 하악단에 맞추어 중악단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 상고 때부터 내려오는 산악신앙의 제단으로 중요한 뜻을 지니고 있으며, 건물은 조선 말기 건축물로서는 우수한 건물로 꼽히고 있다. 소나무를 배경으로 중악단이 우아하게 서 있다.
계룡산 산신령님이시다. 왼쪽에는 마치 순한 고양이 같이 생긴 해학적인 모습의 호랑이가 있고, 오른쪽에는 보살이 산신령에게 경배한다.
중악단 본전에서 들어온 입구를 본다.
중악단 앞에서도 계룡산 천왕봉이 보이는 것을 보니 계룡산 산신령이 계시기에 좋은 천하명당의 느낌이 온다.
계룡산 와불(臥佛)이 길게 누워있다.
중악단으로 돌아서 내려오니 '벽수선원(璧水禪院)이 나온다. 우리가 흔히 서양 미녀를 보고 '벽안(碧眼)의 미녀'라고 했는데 '벽안(碧眼)'은 파란 눈을 가진 사람이란 뜻인데, 과거에는 서역(西域)의 승려를 가리키거나 선승(禪僧)을 지칭하였다고 한다. 신원사에서도 서양 스님을 위해 처소를 마련했는데 이곳이다. 몇 년 전에는 서양 스님이 보였었는데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더 닦을 道가 없어서 下山 하였는가?
열린 문으로 안을 슬쩍 들여다보니 제단에는 입적한 스님의 영정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놓여 있다. 바닥에는 어떤 스님인지 그림을 많이 그려놓았다.
절집에는 주로 진돗개가 자라고 있었는데 신원사에는 이상하게(?) 생긴 절개(寺犬)가 있었다. 아무리 얼러고 달래도 눈을 지긋하게 감고 꼬리도 흔들지 않는다. 참선하는 것 같았는데 살짝 목 뒤를 만지니 콩만 한 것이 달려있다. 엉겁결에 잡아떼고 보니 작은 소 참 진드기다. 바닥에 놓고 급히 죽이느라고 살아 있는 진드기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아무리 사찰 경내라고 해도 진드기를 살려놓으면, 사람을 해칠 수도 있기에 돌로 눌러서 살생하고 절 마당을 피로 물들이고 말았다. 나무관세음보살!!~~
그리고 요란한 기계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모기약인지 소독약인지 치고 있었는데 저것은 살생이 아닐까? 스님! 모기 죽이지 말고, 모기 회식이나 시켜주시지요!!^^
맨 오른쪽이 와불(臥佛)의 머리요 배꼽에 말뚝이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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