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4. 17:05ㆍ살아가는 이야기
가끔 출근을 위해 지하철을 이용한다.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20~30대, 특히 20대의 일탈한 준법정신, 생활 태도와 에티켓이다. 그들이 가장 경멸하는 속칭 '꼰대'의 시각에서 보면, 이것은 분명히 방종이다.
어떤 20대 젊은 여성이 강아지를 데리고 탔다. 다중(多衆)이 이용하는 곳, 특히 항공기나 지하철, 자동차에서는 케이지에 동물을 넣어서 타야 한다. 항공기는 사람이 있는 곳이 아니고, 화물칸에 넣어서 가야 한다. 이 여성은 어떻게 강아지를 숨기고 개찰구를 통과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대구지하철공사(디트로) 직원의 업무태만 때문인 것은 안다. 그래도 다른 승객의 불편함을 인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기색은 전혀없다.
대구 지하철 객차는 서울의 지하철 객차와 달리 통로의 넓이가 좁다. 그래서 다리를 꼬고 앉으면 지나다니는 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옆에 앉기도 거북하다. 지하철 방송에서도 가끔 "다리를 벌리거나 꼬고 앉아 다른 승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협조 바랍니다"라는 방송이 나와도 어느 개가 짖나 하고,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길손이 지하철에서 유심히 보면 나이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다리를 잘 꼬지 않는데 젊은 사람 특히 20대의 남녀, 그중에서도 20대 여성이 더욱 더 심하다. 다리를 꼬고 앉아야 아름답고 멋지게 보이나? 짧은 치마를 입고 다리를 꼬고 앉아 방송하는 연예인의 영향이기도 하겠다.
다리를 꼬는 행동은 자신에게 편안함과 위안을 줄 수는 있을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는 연장자나 상사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는 행위는 불경스러운 행동으로 간주하여 고과점수를 잃기에 십상이다. 이런 행태를 생각 없이 반복하다가 직장에서 동료와 윗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승진에서 누락되고, 결국 그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예도 왕왕있다. 능력만 있고, 예절은 바닥 구석이라면 누가 그를 좋아할까?
하기야 며칠 전 방송을 보니 중고등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학급의 절반이 엎드려 잠을 자니 수학 등의 기초 학력이 많이 미달한다고 한다. 부모와 선생님의 말씀도 우습게 여겼던 행동이 바깥에서도 자연적이고 습관적으로 발현이 되는 것이다.
옆자리에 다리를 꼬고 앉아 길손에게 불편을 주는 처녀에게 다리를 내려달라고 부탁하니 오히려 빤히 쳐다보면서 다리를 더욱 단단히 고쳐 꼰다. 부모가 특히 치맛바람이 내 자식이 밖에서 주눅 들지 말고, 지지 말라고 얼마나 단단히 교육을 했던가? 남에게 불편을 주든 말든 내가 편하면 되는 세상, 내 몫은 다 챙기고, 의무는 다하지 않는 세상, 이런 세상을 누가 만들었나?
꼰대의 눈으로 보았을 때 더욱더 웃기는 것은 서양 사람처럼 양손을 사용하여 숟갈과 젓가락질을 하는 것이다. 굳이 음식물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왼손에 든 숟가락에 올리고, 어슬프게 입에 넣는 것을 보니 서양사람따라 하는 것이 도가 넘었다. 이제는 나이 많은 여자도 그런 사람이 간혹보인다. 격식을 갖추어서 식사하는 자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자리에서도 저런 방법으로 식사하려나?
저런 버릇없는 자식을 둔 부모들은 길손에게 세상 변한 것을 모른다고 타박하지 말고, 밥상머리에서 자녀에게 제대로 교육하시길 바란다. 사회생활하면서 자기 자식이 경멸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2,500년 전의 공자 말씀이 지금에 와서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것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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