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 cc

2019. 5. 20. 13:00취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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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보문 CC의 겉모양은 초라하다. 1987년에 대중 골프장으로 오픈된 역사가 있는 클럽이어서 그런가 보다.









건물이 협소하니 골프용품 샵도 아담하다.






오늘은 전직 동료들이 골프회를 만들고, 첫 라운딩을 하는 날이다. 명색이 회장 배니 그 의미가 남다르다. 첫 게임은  IN코스 10홀부터 시작한다.






여러 팀이 밀려서 뒤에서 구경하다가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파 4에 300m 조금 못 미치고, 그린이 눈에 빤히 보인다. 장타자라면, 자칫 그린 앞의 벙커에 빠질 수도 있겠다. 아래로 보이는 완만한 경사에 공이 떨어질 곳도 넓어서 약간 안심이 되었다. 여러 번 연습 스윙을 하였지만, 그래도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었는데 뭔가 한방을 보여주겠다고 크게 휘둘렀는데 아뿔싸!! 길손이 가진 채는 70대 할배들이 주로 쓰는 낭창한 R 대와 고반발 헤드를 잊었다. 절대로 급한 스윙이나 힘이 들어가면 낭패다. 똥꼬에 힘을 뺀다고 뺐는데도 불구하고, 불안증세가 스윙스피드를 높인 것 같다. 띠~잉하는 타구음이 나더니 왼쪽으로 급하게 돌아간다. 볼이 화장실이 급했나? 아니면 비가 그치고 햇빛이 따갑게 비치니 물이 그리웠나? 티샷 박스에서 80m나 되나? 작은 연못 언저리도 들어간다. 첫 홀부터 헤저드로 김이 샜다. 그러나 주변에 동반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번 기회를 주자고 해서 다행히 멀리건을 주어서 간신히 통과했다.






두 번째 11홀 파 3홀이다. 이곳에 올 때 이 보문 cc가 만만치가 않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설마 했다. 거리가 188m인데 처음에는 잘못 봤는가 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이다. 홀인원을 하려면 대단히 힘들 것 같은 느낌이 나는데 우선 25도 고구마로 내질렀다. 그린 바로 앞에 떨어진다.






12번 파 5홀 500m로 상당히 길다. 당시 땅값이 쌌나 보다. 내리막 코스로 저 밑에 가다가 오른쪽으로 도는가 하다가 다시 왼쪽으로 휘어지는 역 S자 비슷한데 노련한 동반자들이 이곳에서 애를 먹는다. 길손은 여유롭게 드라이버 티샷해서 첫 번째 코너에 갔는데 세컨 샷에서 22도 고구마로 공략하다가 힘이 넘쳐서 밖으로 공이 달아났다. 만약에 아주 장타자라면 오른쪽 아래 산 쪽으로 공을 넘겨야 하는데 그 정도로 치려면 아마 똥을 지릴 것 같으니 여분의 팬티가 없는 분이라면 참으시길~^^







이곳에서는 훅이 나는 것 같더니 겨우 살았으나 공이 피죽도 먹지 않았는데 맥이 빠져서 150m 지점에 앉았다. 경사 때문에 그린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왔다리 갔다리







티샷 박스 왼쪽으로 연못 해저드가 있으나 그것보다. 앞에 넓게 펼쳐진 페어웨이를 보니 절로 미소가 나오는데~ 첫 번째 홀에서 그런 실수를 하고도 또 힘을 주고 휘둘렀나 보다. 후일담을 들으니 '팔을 왼쪽으로 많이 당겼다', '오른쪽 손을 너무 세게 밀었다', '백스윙이 너무 뒤로 돌아왔다' 등등의 설이 난무했으나 길손이 생각건대 백스윙이 너무 뒤로 돌아가서 크게 풀훅 이 난 것이다. 또 연못으로 이무기가 되고자 마음 먹은 로스트 볼을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 보내고






15번 홀 파 3홀이 드디어 미쳤네! 미쳤어! 날도 그리 덥지도 않은데 이게 정말이야? 이보쇼!! 보문단지 회장! 아니 이곳 설계하신 분! 이 표지석 잘못 세운 것 아냐? 엽전들 시험하냐? 백돌이는 처음 보는 장면이다. 보문 클럽이 전장이 길다고 듣긴 했으나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 진짜 카나? 부러 카나? 돌겠다.






마음속으로는 욕이 나왔으나 드라이버가 속을 썩여서 연습 삼아 드라이버로 치기로 했다. 또 훅이 슬그머니 살아나더니 카트길 저 왼쪽 벙커로 들어가서 다시 기어 올라가더니 사라진다. 나는 좋다고 했는데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벙커 뒤에 얕은 연못이 있었네! 그려~ 이곳 설계한 사람, 정말 치사하다.






이곳에서도 고질병인 훅이 났으나 다행히도 살았다. 세컨 샷은 22도 고구마로 했는데 장쾌한 손맛을 봤다. 



 



17번 홀 파 5, 582m 긴 도그렉 홀이다. 이곳에서 드라이버가 길손에게 미안했는지 기회를 한 번 줬다. 뒝~하는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쭉 뻗어 나간다. 200m를 훌쩍 넘는다. 내리막이라서도 그렇지만, 세컨 샷도 탄도가 낮게 깔리며 멀리 날아간다. 쓰리온 하였으나 왔다리 갔다리로 이곳에서 '보기'






17번 홀 중간의 모습인데 저 밑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그린이 있다.






페어웨이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드라이브 티샷이 왼쪽으로 정말 멀리 날아갔으나 왼쪽 그린에 핀이 있었는데 세 번째 샷에서 오른쪽 그린 언저리에 얹혔다. 그린과 그린 사이가 작은 고랑을 건너뛰면 되는데 샌드웨지로  최대한 각도를 눕혀서 피칭샷을 한다는 것이 공과 잔디 사이로 페이스가 휙 하고 지나가니 공은 엉덩이를 들썩하는가 싶더니 메롱 하고 코앞에 톡 떨어진다. 그런 짓을 두 번이나 하고 제대로 될 일이 있겠나? 이게 초보의 한계다.






그늘집에서 막걸리를 한잔하고, 아웃 코스로 들어선다.






필드를 다녀오면 빨리 복기를 하여야 하는데 지체하였더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별다른 느낌이 없으니 티샷도 그럭저럭 했는가 슆다.







이 홀은 나 대신에 귀신이 쳤나? 당최 생각이 안 나네~







이곳에서도 안타깝게 훅을 내고 말았다. 이렇게 넓고 좋은 곳에서 팔을 쭉 밀어야 하는데 또 당겼나 보다.















이곳은 낙차가 제법 있는 페어웨이에 제대로 공을 보내고 그럭저럭 쳤던 것 같다. 왼쪽에 훅만 내지 않으면 멋지게 칠 것 같은 홀이다. 이곳의 표지석은 누가 기념으로 뽑아 갔는 것 같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표시한 표지석이 없다. 캐디한테 얘기는 했는데 캐디의 관심 밖인 것 같다.







이 6번 홀은 왼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렉 홀인데 정말 이상한 경험을 했다. 티샷한 공이 또 훅을 내더니 왼쪽 나무를 돌아서 가는 데 공이 살았는 것 같기도 하고, 죽은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잠정구를 얻어서 다시 쳤는데 또 그 방향으로 들어간다. 언짢은 마음으로 근처에 가니 먼저 친곳은 말뚝 안으로 떨어져 있어서 세컨 샷을 했는데~ 동반자가 '여기 벙커에도 공이 있네!' 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그곳에 두 번째 친공이 굴러간 자국이 선명하고 붉은 볼빅 공이 놓여있다. 귀신이 공을 갖다 놓았는가? 어떻게 그곳까지 돌아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캐디에게 얘기하니 캐디는 시큰둥하다(참고로 우리 일행은 버디를 하지 못해서 선물을 주지 못했다) "카터 도로 맞고 튕겨서 저렇게 멀리 갔겠지요! 뭐!!" 누구도 보질 않았으니 할 말이 없다.







7번 파 3홀이다. 151m 거리 왼쪽 그린에 백 핀이 있다. 바로 앞 팀에서 라운딩하던 사람이 다리가 있는 냇물을 건너지 못하고, 개울에 공을 빠트린다. 길손은 25도 고구마로 살짝 처발랐는데 공이 높이 솟더니 그린 앞쪽에 떨어졌다. 첫 번째 퍼팅은 뒤땅을 치고, 세 번째 공을 넣었다. 일행 중에 파를 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 어깨를 한 번 들썩이고~ 휴~ 핀을 옮기는 근로자가 누굴 애를 먹이려고 작정을 했는지~ 아니면 공치는 사람들 꼴이 보기 싫었는지 정말 욕 나오는 곳에 핀 구멍을 뚫었다.








고질병인 훅이 또 길손을 괴롭힌다. 무아지경에 채를 휘둘렀는데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오비는 나지 않았지만, 거리가 형편이 없었다. 그러나 다음 샷을 잘해서 무사히 마치고,








마지막 9번 홀 파 3, 151m여서 15도 유틸리티로 할까 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7번을 잡고 쳤더니 왼쪽 그린과 오른쪽 그린 사이에 떨어진다.







엔진으로 나는 동력 패러글라이더가 잔디밭에 온 줄 알았다. 가만히 보니 등에 안전망으로 만든 지게 같은 것을 지고 페어웨이 잡풀을 제거하는 아주머니들이다. 등을 돌리고 작업하면 볼에 맞아도 다치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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