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18. 10:30ㆍ여행이야기
중국에서 '창바이 산(長白山)'이라고 불리는 백두산[(白頭山)은 북위 41˚01´, 동경 128˚ 05´로 북한 양강도(량강도) 삼지연군과 중국 지린성[吉林省]의 경계에 있다. 아침에 동북아 호텔에서 장장 3시간 30분을 버스를 타고 이곳에 왔다. 장백산이든 백두산이든 흰 백(白)이 들어간 것을 보면, 백두산은 늘 눈이 보였든지 아니면, 화산재가 희게 보였을 것이다.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백두산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여행 자체로 본다면 백두산 천지를 직접 시야로 볼 확률이 50%도 채 되지 않는 여행을 할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백두산 관광하는 사람은 대부분 중국인과 한국인 뿐이다. 실제로 정상에 가보니 그랬다.
버스 타고 백두산으로 오는 순간에도 앞자리에 앉은 예의 그 못난 여자는 연신 짧은 목을 빼고 이리 저리 돌리면서 주의산만한 행동을 하고, 갈라지고 탁한 목소리로 저들 일행에게 한국에서의 별 볼 일 없는 소소한 일상을 얘기한다고 침을 튀기면서 설레발을 놓지만, 백두산을 본다는 일념 하나로 무던히 견뎠다. 그래서 이렇게 백두산 입구에 도착한 것이다.
우리가 오늘 오르려는 코스는 초기에 천지에 오르는 코스로 개발되어 비교적 안정된 코스인 북파(北坡)로 자동차로 쉽게 접근이 된다. 우리는 내일 서파(西坡)로도 올라갈 계획이다.
장백산 입구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거의 1시간을 수목지대를 통과해야 관광객을 태우고 본격적으로 가파른 백두산 등정을 대신하는 승합차가 대기한다. 아직 관광객은 크게 붐비지 않는다.
이 버스가 장백산 매표소에서 백두산 입구까지 관광객을 실어나른다.
버스 창문이 넓어서 백두산 수목 지대를 시원히 감상한다. 수종(樹種)은 한국에서 보던 것과 매우 달랐으며 자작나무가 눈에 많이 띈다.
커다란 버스에서 내리면 15인승 남짓한 저런 종류의 승합차로 갈아타고, 본격적으로 백두산 경사로를 오르게 된다. 당시 차량을 찍지 못해서 다른 곳에서 모델로 삼았다.
승합차가 아직은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은 곳을 올라간다. 수목 한계선 밑인 이곳에는 키가 작은 자작나무가 많이 보인다.
중국산이라고 무엇이든지 얕보는 길손에게 이 승합차는 관심의 대상이다. 즉 올라가다가 혹시 퍼지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다. 승합차는 그런 길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죽는 소리를 내면서 올라가는 중이다. 건너편을 보니 키가 큰 나무가 보이지 않고, 관목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상당한 거리를 올라온 것 같다.
오른쪽 멀리 보이는 것이 백두산 정상이 아닌지 모르겠다.
올라온 길을 보는 여유도 가지고
가파르게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길옆 가드레일에는 차량이 부딪친 흔적도 간혹 보인다.
백두산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다가오는데 길손의 경험칙상으로 보건대 비는 오지 않을 것 같다. 가이드도 비는 오지 않겠다고 희망적인 얘기를 한다. 밑에서는 반소매 티를 입었는데 약간 한기가 느껴진다.
저 멀리 위로 드디어 목표지점이 보인다. 그러나 구름이 잔뜩 끼어서 어떤 광경을 보일런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쳐다본다.
경사와 S자 코스가 장난이 아니다. 기사는 이곳에서 잔뼈가 굵었는지 상당한 쾌속으로 올라간다. 무아지경으로 운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곳 길에는 익숙하다 못해 달관한 것으로 길손은 판단했다. 허술한 안전벨트에 만약 브레이크라도 파열된다면 백두산에서 불귀의 객이 되겠지?
앞에 보이는 능선은 왼쪽은 완만하고, 오른쪽이 깎여 나간 것으로 보아 오른쪽에 웅덩이가 있는 형상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온다. 이제 거의 온 것 같다.
우와!!! 개미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능선에 보인다. 아~~!!! 이제 정상이 눈앞에 있다. 삼대(三代)가 덕(德)을 쌓아야 볼 수가 있다는 백두산 천지를 오늘 보고야 마는구나!!
아직 천지는 보지 못했지만, 감동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천지신명이시여~ 정말로 감사하나이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여행사에서 백두산 천지의 날씨가 어떨지 모르니 가을용 패딩을 준비해서 가라고 했다. 그 패딩이 짐이 되었는데 승합차에서 내리니 완전히 초겨울 날씨가 기다린다. 급히 패딩과 그 위에 방풍 겉옷을 걸치고 주봉관광로를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마음은 급하고, 발길은 무겁게 느껴지고
아무리 급해도 천지를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칠 수는 없다. 사진이라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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