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24. 10:43ㆍ여행이야기
1년에 한 번쯤은 오는 논산 상월면 석종리 길을 걷다가 바라다보는 장마로 인해 안개가 낀 계룡산을 멀리 조망한다. 계룡산 상봉을 넘으면 바로 동학사가 나올 것이다. 그러니까 이곳은 동학사의 반대편에 있다.
앞에 보이는 산불이 난 것 같은 곳은 아마도 산비탈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려다가 가파른 경사로 인해 설치가 중지된 것으로 생각된다. 계룡산은 영험한 산으로 알려져서 이 일대에는 무속인과 명리학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다.
멀리 작은 산 위로 성냥갑을 눕혀 놓은 듯 작게 보이는 건물은 마음수련원 건물이다.
길손에게 낯설게 보였던 이곳은 처음에는 어느 돈이 많은 재력가가 개인적으로 구입하여 만든 큰 농장이란 생각만 했다. 풍광 좋고, 영험한 계룡산이 보이니 저택을 지으려고 했나? 하고 가까이 다가가서 안내석을 보니 '충청남도 산림자원연구소 상월 시험장' 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설치된지 7~8년이 되었다고 한다.
출입문을 들어서자 마자 이런 통합기준점이 보인다.
저 야산 너머에는 길손과 아주 인연이 깊은 곳이 있다.
오갈피 나무도 보이고
밤나무도 보이고
요즘은 보기 힘든 '포플러 나무'도 육종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다. 길손은 무궁화 품종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처음 알았다. 얼핏 보아도 2~30종은 족히 되어보였는데 꽃의 크기도 다양하고, 나무의 생김새도 다양하다. 정말 예쁜 색깔이 있고, 나무도 보기가 좋아 오른쪽 무궁화 나무는 화분에 심어서 집에 두어도 좋을 것 같았다.
무궁화의 좋은 점만 나열한다면 다른 많은 사람도 입에 침을 튀기 가면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할 것이고, 국수적인 사고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무슨 할 짓이 없어서 아름다운 무궁화의 고매함을 생채기 내려고 하느냐 하겠지만, 길손의 생각은 조금 다른 점이 있다.
길손이 어릴 적 기억하는 무궁화꽃은 사시사철(겨울 제외) 진딧물의 호구가 되어 있었다. 개화 시기가 언제인지도 모를 꽃은 한쪽에서는 피고, 한쪽에서는 지고, 진딧물 공격을 받은 무궁화꽃은 시들다가 떨어져서 보기 흉한 모습으로 썩어간다. 옛 교과서에서는 무궁화를 보고 우리의 민족성인 은근과 끈기를 얘기했는데 한편으로 은근과 끈기로 설명될 수 있었을는지는 몰라도 늘 활기가 없고 비실거리는 모습으로 기억에 남아서 왜 진달래나 철쭉같이 한꺼번에 피었다가 한꺼번에 깨끗하게 지는 꽃을 택하지 않았나 하고 정말 아쉬워했던 적이 있다. 북괴(北傀)가 진달래를 국화로 하기 전에 말이다.
기왕 나온 김에 태극기와 애국가까지 한마디 해야겠다. 이런 주장을 한다고 매국노라고 거품 물 위인이 있겠지만, 태극기를 제대로 그릴 수가 있는 국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가운에 태극의 가운데 물결이 왼쪽이 올라가는지 오른쪽이 올라가는지도 잘 모르겠고, 위가 빨간색인지 아래가 빨간색인지도 아리송하고, 게다가 주역의 괘는 무엇을 뜻하지는 제대로 아는 사람은 있는가? 아무리 잘 보아주려고 해도 태극기는 다른 나라 국기에 비해서 촌스럽다고 할까? 태극기가 아무리 철학적으로 오묘하다고 해도 현대의 디자인으로 본다면 현실적이지 않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국가(國歌)인 애국가는 상당한 희망을 내용에 담고, 행진곡처럼 경쾌하고 진취적으로 느껴지면서 주변을 압도하는 곡조를 담아야 하는데 우리의 애국가는 어떤가? 내용도 초입에 "동해물 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동해물과 백두산이 닳는다는 것이 긍정적인 생각인가? 길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뭔가 소진되어 버렸다는 느낌으로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데 그게 애국가 초입에 어울리는 내용이던가? 그리고 곡조는 어떤가? 장중하다고 억지를 쓸 수도 있겠지만, 길손은 자꾸만 장송곡처럼 느껴지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그리고 행사장에서 애국가를 부를 때 보무도 당당하고 우렁차게 부르지 못하고, 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겨우 입만 오물거리는 것은 애초에 키가 높아서 그런 것은 아니던가?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국기와 국가를 새로 바꿔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옛것만 주구장창 고집할 것이 아니라~
산채(산나물)전시포도 있다.
'눈개승마'라는 나물을 들은 적이 있지만, 보는 것은 처음이다.
마치 키가 크고 굵은 부추처럼 생긴 이것은 '두메 부추'라고 한다.
'섬쑥부쟁이'
시골 산에서 흔히 보았던 '원추리'도 산나물 종류였나?
'잔대'라는 약초는 이름은 들었지만, 이곳에서 처음 본다.
이것은 고사리 같고,
'충남 산림자원 연구소 상월시험장' 입구 쪽에서 동남쪽으로 멀리 계룡산 능선 밑으로 보이는 곳에는 천태종에서 설립 운영하는 '금강대학'이 있다. 듣기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여 학비든 뭐든 종단에서 무료로 제공하여 인재를 육성한다는데 두어 번 그곳을 돌아본 적이 있었다. 정말 적막이 흐를 정도로 조용했다. 단지 불편한 것을 굳이 꼽는다면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서 여가시간을 보낼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산과 들이요. 논산시에 나가려고 해도 한참이 걸린다.
그리고 이 '금강대학'이 있는 곳은 논산시 상월면(上月面) 대명리인데 한국 불교 천태종 중창조(中創祖)이자 초대 종정인 상월원각대조사(上月圓覺大祖師)의 상월(上月)이 같은 것은 우연이냐? 필연이냐? 그래서 길손이 2년 전쯤에 실없이 금강대학의 교수에게도 물어보고, 천태종 구인사에도 문의하였지만, 금강대학을 설립하기가 좋은 터가 어디냐 하고 다녔지만, 상월(상월)이란 지명이 같아서 온 것은 아니라고 강변을 하는데 길손은 암만해도 그리 믿기지 않는다. 아무래도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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