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4. 20:00ㆍ살아가는 이야기
수성구 신매공원에서 '도심 속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하는 것인데 작년에는 시지 근린공원에서 열렸었고, 올해는 신매공원에서 열려 근처 주민을 배려했다고 보인다.
소규모 공연이다 보니 프로가 보이지 않는다. 흙 피리 앙상블은 오카리나 연주를 하긴 하는데 아마도 동호회에서 하겠지 짐작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수성구에서 하는 큰 잔치라면 돈을 들여서 프로를 초빙하겠지만, 기껏해야 1~200여 명 참석하는 자리에 그런 돈을 지출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연세가 많은 여성으로 이루어진 흙 피리 앙상블이다. 이름은 거창했는데 초보가 늘 그렇듯이 참가하는데 큰 의의가 있는 것이다. 반주 음악이 거창해서 오카리나 소리는 아마추어 소리꾼의 자신 없는 목소리처럼 반주 음악 속으로 잦아들어 유감스러웠다.
TBC 수성아트피아 소년소녀합창단의 합창은 정말로 대만족이었다.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는 천사의 목소리로 들린다. 화음도 정확하고 정말 멋지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흙 피리 앙상블에 실망한 길손을 이 합창단이 한 방에 날려보냈다. 지휘자는 나이 지긋한 사람이었는데 위트도 대단하고 실력이 있어 보인다.
드럼과 대금, 전자 오르간, 드럼과 한 명의 보컬로 이루어진 퓨전 국악 그룹 '마디'가 공연한다. 보컬의 성량이 대단했다. 이 친구가 일반 가요를 부른다면 엄청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의 연주가 끝나고 사회자가 인근 주민이 소음 공해로 경찰에 신고가 들어왔다며 너스레를 떤다. 1년에 한 번 하는 이런 행사도 못마땅한 주민이 있었나 본데~ 하물며 나라를 운영하다 보면 서초동 좌익들의 실력행사나 광화문의 우익 애국시민의 행사가 없을 수가 없을 것이다. 해방 후에 벌어진 찬탁과 반탁의 이슈로 극심한 좌우대립이 일어났던 것처럼 비슷한 일이 작금에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적어도 지금은 대다수 국민의 존경을 받는 국가 원수는 없고, 그저 좌파의 우두머리로 변질한 것 같고, 야당 대표는 우파의 두목으로 변질한 것 같은 세월이어서 정말 유감이다.
페도라 솔리스트 앙상블이라고 하는데 성악을 전공했나 보다. 여러 곡을 부르는 중에 10월에 알맞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선곡되었으면 하고 내심 기대했으나 '향수'로 바뀐 것 같았고, 길손은 중간에 자리를 뜬다.
내년에는 박강수와 같은 통기타 가수가 초빙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그곳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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