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수천의 능사(능구렁이)
2019. 10. 16. 18:30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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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수천을 따라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앞에서 강아지와 함께 걷던 어떤 초로의 남자가 뱀의 머리를 밟고, 놀라서 소리친다. 뱀을 죽여야겠단다. 사람이 다친다는 것이다. 길손의 어릴적 옛 기억을 더듬어 반추해 보니 밤에 돌아다니는 뱀은 능사(능구렁이)밖에 없다. 일단 죽이지 말라고 하고, 그 남자의 발밑을 들여다보니 능구렁이 중간 성체였다. 능구렁이도 보호종이어서 죽이면 안 된다. 그 남자가 즉시 발을 떼니 풀 위에서 발을 밟힌 탓인지 죽지는 않고 천천히 개울 쪽으로 움직인다.
동영상을 촬영한다고 부산을 떨었는데 나중에 보니 아뿔싸 빨간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않은 것 같다. 참 아쉽다. 능구렁이는 개구리도 한 마리 없는 이곳에서 무엇을 먹고살았을까? 이제 겨울잠을 자기 위해 겨울잠 장소를 밤에 찾다가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능구렁이는 독이 없는 뱀이다. 색깔이 짙은 포도주색을 띠기 때문에 검붉은 기운이 감돌고 길이가 길다. 독사는 길이가 짧고, 통통하며 머리가 삼각형이고, 꼬리가 뭉툭한 것이 특징이니 독사는 보는 대로 죽이는 것이 인류를 위하는 길이다. 보는 족족 죽인다고 멸종할 일은 없으니 그렇게 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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