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30. 14:30ㆍ살아가는 이야기
4년 전 에 딸에게 취업선물로 사준 아반떼 AD 이다. 새로운 모델로 나와서 성큼 샀는데 신차가 블랙박스를 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룻밤 사이에 방전이 되어서 서너 번 고생을 했는데 어느날에는 엔진오일이 과다하게 소모된다고 연락이 와서 엔진오일 주입구 등을 모두 봉인하여 3,000km 가까이 운행을 하고, 또 작년부터는 딸이 나를 보고 "아빠 차도 핸들을 좌우로 자꾸 돌리면서 운전해야 해요?" 해서 새차인데 무슨 문제가 있을까? 딸이 초보라서 그렇겠지 하고 지내다가 한 달 전에 신경을 곤두세워서 운전을 해보니 와~ 이게 장난이 아니네~
차를 출발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핸들이 마치 짐을 가득 실은 화물차 운전대처럼 뻑뻑하게 가더니 갑자기 제 맘대로 왼쪽으로 간다. 그러니 오른쪽으로 급히 핸들을 조작하니 순간적으로 김이 빠지는 것처럼 2~3도 정도 휙 건성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가다가 또 뻑뻑해지면서 오른쪽으로 향하는데 핸들을 왼쪽으로 돌리면 또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처럼 핸들이 휙~ 왼쪽으로 힘이 없이 돌아간다. 그렇게 해서 자주가는 집 근처 블루핸즈에 갔더니 종업원이 시승을 하고 돌아와서 전자 측정기로 측정하더니만, 이상이 없다고 하면서 또 다른 큰 블루핸즈에 가보라고 한다. 다음날 그곳에 갔더니 또 시승을 하고, 전자측정기로 측정하면서 하는 말이 "뭔가 약간 이상하기는 한데 기계가 정상이라고 하니 정상처럼 보여요! 정 미심쩍으면 만평 로타리에 있는 대구직영사업소로 가세요!" 한다.
길손이 보기에는 서로 책임을 미루는 형국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작년에 딸이 얘기할 때 진작 점검을 했으면 보증기간 내여서 문제가 없었을 텐데 공교롭게도 작년 연말에 보증 수리 기간이 지나는 바람에 그들도 이상이 있는 것을 눈치 챘음에도 불구하고, 전자측정기로 초기화만 시키고 그대로 타게 할 요량이었다.
이 망할 놈의 자식들!! 자동차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마는 그래도 조향장치가 얼마나 중요하냐? 조향 장치보다 뭐가 더 중요하냐? 뭐가 더 중한디??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심산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현대차 측에 내 기분을 전했다. 그러다가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수리하기로 하고 정비공장에 왔다. 이 아반떼 조향장치는 유압식이 아니라 전동식 조향장치 MDPS(Motor Driven Power Steering) 혹은 EPS(Electronic Power Steering)라고 한다. 이런 조향 장치가 전자식으로 제대로 반응하지 않고, 제멋대로 움직인다면 운전자는 얼마나 당황하겠나?
이전 자동차에 쓰였던 유압식 파워스티어링(Hydraulic Power Steering, HPS)은 엔진의 힘으로 유압펌프를 돌려 조향장치를 움직여야 하므로 동력손실이 생기고, 연비는 나빠지지만, 정확한 조향이 가능하고, MDPS 방식은 연비는 개선되지만, 정확한 조향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
핸들을 몽땅 들어냈다.
새 부품을 공수해서 교환한다. 작업 시간은 2시간 가까이 걸렸으나 길손은 부품 출고 기다린다고 근 6~7시간을 소비했다.
문제가 생겼던 조향 장치 부품이다. 겉보기엔 싱싱한데 속은 멍이 들었다.
길손은 20여 년 전에 '規模의 經濟'라는 것을 배우면서 제조업 중에서도 특히 자동차 공업은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며, 세계 4대 자동차 회사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퇴출 당할 것이라고 하였는데 어제 뉴스를 보니 http://www.newspim.com/news/view/20191031000320 현대 기아차는 세계 6위로 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21세기에도 여전히 갑질 문화에 익숙한 본사와 강성 노조로 무장된 근로자의 합작품으로 생산하는 자동차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 등 급변하는 세계자동차 시장에서 존립하려면 규모도 중요하지만, 세심함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대자동차만 고집한 길손이 참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그래도 또 현대자동차밖에 살 수 없는 현실이 처참하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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