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16. 00:30ㆍ맛집과 요리
신매시장 입구에 '천사 돼지국밥'집이 생겼다. 천사하고 미스코리아 돼지처럼 생긴 예쁜 암퇘지? 아기 돼지? 잘 매치가 되지 않는다. '국물이 보약이다' 여느 곳에서 볼 수가 없는 독특한 캐릭터다. 나중에 들어가서 알았는데 1004는 주인 부부 중의 어느 분의 생일이라고 한다.
돼지국밥 먹는데도 초, 중, 고급이 있다. 고급으로 바로 월반하려면 내장 국밥을 주문하면 되겠다.
돼지국밥집에서 국밥이 나오기 전에 입맛을 다시라고 이렇게 돼지고기를 내오는 집은 이 집이 처음이다. 작은 것에 감동을 한다. 소주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낮이어서 참기로 한다.
주방에서 일하는 남편과 홀 서빙을 하는 아내, 그러니까 부부가 이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다. 돼지국밥집이라고 한다면 대체로 할매가 많은데 이 집은 젊음으로 승부한다. 그러니 간판도 여느 간판과 달랐던 것 같다. 자신의 부모가 시내에서 오래 돼지국밥집을 했고, 지금도 한다니 가업을 이어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청양고추와 맵지 않은 일반 고추를 내오는데 귀찮겠지만, 따로 내오니, 보는 고객도 기분이 좋다.
처음에 길손은 설렁탕이 잘못 나온 것으로 알았다. 설렁탕과 흡사한 비주얼이고, 고기의 색깔과 식감도 그랬다. 부모님의 오랜 내공이 아들에게 전수되었는 것 같다. 국물도 잡내가 나지 않고 굉장히 개운하다. '간판에 '국물이 보약이다'하는 글귀가 새삼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나면 저녁에 와서 돼지 수육을 안주로 소주를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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