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26. 10:03ㆍ살아가는 이야기
최근 북극 한파의 영향으로 영하 13~17도를 오르내리더니 욱수지가 꽁꽁 얼었다. 겁이 나서 아무도 들어가지 않지만, 금이 간 얼음의 두께를 보고 얼음판으로 들어간다. 이 정도의 얼음 두께라면 소가 지나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다. 소뿐이랴? 소에다가 등짐을 지우고 달구지에 짐을 가득 싣고 건너가도 얼음이 깨질 염려가 없을 정도로 얼었다.
오늘(1/20)은 영상 기온을 보여 약간 위가 녹아서 물기가 있지만, 신발 밑창에 느껴지는 매끈거림이 좋다.
누가 얼음판에 추상화를 그렸나? 멧돼지가 그렸나? 고라니가 그렸나? 기하학적인 형상이 참 아름답다.
욱수지 물이 들어오는 곳에는 뚫린 얼음구멍으로 용천수(?)가 치솟는다. 저수지의 얼음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내려앉으니 그 얼음판의 압력으로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이 얼음 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저렇게 용출을 하는 것 같다.
욱수저수지에서 골짜기를 따라 1.5km 남짓 올라가면 오른쪽 비탈에 '언덕위에 집'이란 상호로 닭백숙 등을 파는 식당이 있다. 옛날 땅뙈기도 변변찮은 이곳에 더구나 집 지을 땅도 마땅찮은 이곳에 화전민의 집처럼 그렇게 지은 집이다. 마실 물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우물은 없고, 아마도 산에서 내려오는 자연수를 마시고 사는 듯하다.
이 오래된 집 앞에는 오래된 탱자나무가 손님들의 눈길을 끈다.
집이나 밭 울타리용으로 심는 탱자나무는 대체로 키가 나지막하거나 웃자라도 나무의 굵기는 그리 굵지 않은데 이곳의 탱자나무는 그 포스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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