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어렵다 보니
2022. 5. 8. 12:12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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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주인은 수성구청 자원순환과 소속의 환경미화원(환경공무관?)의 속칭 '나와바리'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는 주로 새벽에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에 와서 캐비넷에 있는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앞에 보이는 청소도구를 이용하여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그런데 그간 보지 못했던 경고문이 붙어 있다.
이 볼품 없는 청소도구가 그에게는 군인의 개인화기에 버금간다. 빗자루와 쓰레받기 없이 맨손으로 거리를 청소하겠는가? "청소 도구 훔쳐가면, 난 어쩌라고?" 그의 진심 어린 항변이다.
며칠 전 새벽에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노인 한 명이 이곳을 기웃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저런 물건을 가져가라고 해도 가져가지 않는다. 아마도 근처 개인주택에 사는 사람이 이 물건이 탐났었나 보다. 나도 늙어가는 주제에 노인을 탓하기 싫지만, 나이가 들면 조그만 것에도 주책없이 탐을 낸다. 노인 세대의 빈곤 탓도 있겠지만, 습성이 준법 잘 하지 않고, 수치심도 자꾸 적어지며, 그저 노인이 한 일이면 다소 잘못해도 양해가 되겠지 하는 안일함이 이렇게 작은 이익을 탐하게 되는 것이다. 남이야 불편하던지 말던지~
경고문이 있거나 말거나 나만 편하면 그만이다. 시민의식이 실종된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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