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드는 자운대(紫雲臺) 라운딩

2022. 10. 28. 00:07취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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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대(紫雲臺)를 백과사전을 인용하여 나름대로 풀어보니 紫는 자줏빛, 자줏빛의 의관(依冠)과 인수(印授), 신선으로 해설하고, 운은 구름 운(雲), 대(臺)는 돈대, 높고 평평한 곳, 관청 등의 용어로 쓰인다. 그러니까 나의 엉거주춤한 해석으로는 계룡산 자락의 '자줏빛의 의관을 가진 신선들이 노닐던 곳'이다.

 

나무 위키의 해설을 보니 '자운대(紫雲臺)'는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있는 대한민국 국군의 3군 통합 군사 교육 및 훈련 시설이며,  대전광역시 유성구 신봉동, 추목동, 자운동에 걸쳐 위치한다. 1992년 7월 대전 서구 둔산동에 있던 육군통신학교(현 육군정보통신학교)가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군사교육기지 조성이 시작되었으며, 이후 육군대학, 해군대학, 공군대학(현재는 합동군사대학교로 통합), 국군간호사관학교, 군의학교, 육군교육사령부 등이 차례로 이전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육군 체력단련장이 대체로 가성비가 좋다. 현역, 예비역 등 할 것 없이 골프 하기 좋은 가을에 몰리다 보니 부킹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서울에 사는 예비역 대령 친구의 초청으로 그의 가족과 함께 라운딩할 기회가 생겼다. 편도 2시간 가까운 거리지만, 기쁜 마음으로 이곳 자운대 체력단련장에 왔다.

 

 

 

 

왜 이곳은 2. 11로 표기하지 않았는지 그 깊은 속뜻을 알 길은 없지만, 이곳이 영험한 땅이기 때문인지 숨은 이유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곳은 슬라이스 홀이라고 미리 캐디가 못을 박는다. 타석에 올라가서 매트가 놓인 방향을 보면 쉽게 가늠이 된다. 매트 결대로 쳐서 똑바로 만 보낸다면, OB가 없겠으나 조금이라도 슬라이스가 나면 매타스퀘어 나무 위로든 아래로 든 공이 나가게 되어있다. 

 

 

 

 

아마추어는 해저드를 의식하는 순간,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퍼 올리려고 하다가 공 대가리를 때려서 물귀신에게 공을 제물로 바친다. 그러거나 말거나 주변 경관은 신선이 놀만 한 곳이다.

 

 

 

 

3번 홀을 지나와서 뒤돌아보았다.

 

 

 

 

티샷 박스 쪽을 보았다.

 

 

 

 

드라이버나 우드, 유틸리티, 롱아이언 전부 동원해도 상관없다. 페어웨이가 모두 품어준다. 

 

 

 

 

그린에서 티샷 박스를 본다. 정말 좋다. 이런 곳에는 경비행기도 내리겠다. 

 

 

 

 

뒤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을 보니 이곳 자운대를 잘 품어주는 것 같다. 계룡대와 구룡대만큼은 못 하지만, 그래도 꿩 대신 닭이라고 영험한 곳에서 라운딩하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8번 홀은 오른쪽으로 휘는 도그렉 홀이다. 그냥 힘껏 치면 된다.

 

 

 

 

8번 도그렉 페어웨이를 돌아와서 돌아보니 가히 신선의 느낌이 온다.

 

 

 

 

9번 홀 그물망이 쳐진 왼쪽으로 도로가 있다. 심한 훅과 뽕 샷을 겸비한 기술을 가진 골퍼가 그곳으로 공을 보냈던 것 같다. 나는 4번 우드로 보냈다.

 

 

 

 

9번 홀 그린에서 티샷 박스를 보았다.

 

 

 

 

 

아래 사진들은 후반을 돌면서 찍은 것이다. 오후가 되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후반전을 돌다가 티샷 박스 가까이에 있은 어떤 무연고 묘소를 보았다. 전반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곳에 있는 것이 신기하다.

 

 

 

 

무연고 묘소에 대해서는 신문이나 기타 방법으로 공고하고 이장하면 그만인데 자운대 체력단련장  조성과정에서 발견되었던 것 같다. 육군 510 사업단(공병?)이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았나 보다. 스스로 300년 이상이 경과된 명당으로 보았으니~ 그들의 갸륵한 마음을 이 무덤의 혼백도 그냥 있지 않고, 단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눈에 띄지 않게 보은했을 것으로 본다. 아마 단장이 대령이었다면, 준장이 되었을 것이고, 준장이었다면 소장이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