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포항골프장 - 충무대 체력단련장

2022. 10. 25. 20:18취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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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제1사단의 본거지로 왔다. 과거 육군에 복무하는 병사를 땅개라고 업신여기며, 늘 세무 군화 밑의 흙 부스러기처럼 알았던 빨간 명찰의 해병대가 주둔하고 있는 포항시 남구 일원동에 왔다.

 

과거 1978년도에 외출이나 외박, 휴가를 가다가 시외버스터미널에 가면 심심찮게 마주치는 인물들이 있었다. 그들은 7~8명씩 무리 지어 다녔는데 대부분 영외에 나오자마자 낮술을 한잔 걸치고, 군복 상의는 아래 군복바지춤에서 바깥으로 빼놓고, 아래 바지 단도 검정 세무 군화에서 꺼내서 밖으로 내놓고, 게다가 일부는 술에 취해서 군화 끈을 풀어서 질질 끌고 다니는 망나니 군인도 있었다(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고 극히 일부가 그런 것이니  해병대와 해병대 전우회는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군 팔각모는 접어서 바지 뒷주머니에 구겨 넣고, 군복은 육군의 단색 녹색 군복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특유의 얼룩무늬 군복에 가죽을 거꾸로 덧대어서 만든 것 같은 그래서 광도 나지 않는 세무 군화를 신고 폼을 잡고 다니다가 육군이나 특전사 대원들이 보이면 괜히 시비를 걸어 패싸움을 일삼곤 했다. 물론 특전사 대원이 해병대 대원과 숫자가 엇비슷하면 시비를 걸지 않았다. 

 

우리 땅개들은 헌병들 눈치 보랴, 술 취한 해병대 망나니짓에 당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버스를 기다리곤 하였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그 해병대 1사단이 있는 해병대 포항골프장에 오니 감개가 무량하다. 

 

 

 

 

클럽하우스도 아주 단촐하게 보인다. 

 

 

 

 

바람이 많이 불고 체감온도가 많이 떨어진다. 방풍 옷을 입었으나 한기를 막지는 못한다.

 

 

 

 

일행 모두가 첫 홀 티샷에서 티샷 박스에 놓인  매트 라인대로 에이밍을 하였다가 모두 슬라이스를 냈다. 내가 사장이라면 저것을 왼쪽으로 돌려놓는 수고를 아끼지 않을 텐데

 

 

 

 

이렇게 아담하고 작은 그린은 처음이다. 앙증맞다고나 할까?

 

 

 

 

 

2번 홀도 마찬가지다. 전부 오른쪽으로 공이 간다. 오른 숲에 해병대원들이 지남철을 묻은 것 같다.

 

 

 

 

이 4번 홀로 기억되는데 티샷은 드라이버로 하지만 세컨드 샷은 무조건 8번 아이언으로만 하라고 한다. 이 홀도 희한하게 모두 오른쪽 언덕으로 대부분 올라갔다가 왼쪽 그린으로 8번을 쳐서 내려왔다. 해병대가 분명히 오른쪽 페어웨이에 강한 자석을 묻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ㅋ~

 

 

 

 

해병대가 설치한 강한 자석의 힘에 이끌려서 큰 슬라이스를 냈지만, 위의 페어웨이는 아주 넉넉하다. 이곳에서 중앙 멀리 보이는 그린에 8번 아이언으로 쏴야 한다.

 

 

 

 

인접한 바다를 보니 멀리 호미곳이 보이고, 풍랑이 많이 일어서 파고가 2~3m로 보인다. 바람 때문에 정말 춥다.

 

 

 

 

이곳에서는 7번 아이언 이하로만 티샷하라고 한다. 

 

 

 

 

해병대 포항 골프장에서 가장 긴 파 5홀로 평탄하게 쭉 뻗는 롱홀이다. 화이트 티에서 전장 460m가 되니 그동안 억눌러 왔던 지르기 본성이 나타날 수 있는 코스다. 이곳에서는 어깨에 힘을 빼고, 그립을 느슨하게 잡은 다음, 천천히 백스윙해서 내지르면 '오잘공'을 외칠 수가 있다. 이곳 골프장에서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코스라고 감히 말한다.  옆의 활주로가 폐쇄되었을 경우에는 헬기나 경비행기 정도는 무사히 이착륙 가능하게 보인다. 그런 용도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왼쪽에는 포항 공항이 있다. 헬기 조종 훈련도 있고, 가끔 해군 초계기도 이착륙하거나 일반 여객기의 이착륙도 보인다. 논산 창공대 만큼은 되지 않지만, 흰색 블랙호크가 이착륙을 거듭하면서 포항 해안을 돌고 있다.

 

 

 

 

멀리 보이는 건물이 해군항공사령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