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감이 단감이 된다.
2023. 2. 2. 22:10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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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집에서도 한참이나 더 들어가는 곳에 있는 작은 마을에 왔다. 앞뒤로 다 막히고 하늘만 빠끔히 보이는 곳이다. 이젠 거의 빈집으로 남고 사람이 사는 곳은 두어 가구가 전부다. 사회에 나오기 전에 함께 공부했었던 친구의 집도 그 모친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는 빈집으로 남았다.
감나무에 아직도 감이 달려 있다. 검게 언 것을 따서 먹어보니 달짝지근한 단감으로 변해 있었다. 이 감은 원래 떫은맛을 지닌 반시로 이곳 방언으로는 '따배이 감'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옛날 여인들이 마을의 공동 우물에서 물을 퍼 담은 옹기를 집으로 가져가기 위해 머리에 이고 갈 때, 머리 위에 그냥 올리면 아프기도 하거니와 균형을 잡기 어려워서 왕골로 만든 커다랗게 중간이 뚫린 동그랗게 생긴 머리 받침인 일면 '따배이(똬리의 방언)'를 사용하였는데 그것과 형상이 닮았다고 그렇게 부르진 않았을까? 먹어보니, 사각거리는 맛이 일품이다. 단숨에 두 개를 먹는다.
요즈음은 볼 수 없는 과거의 모습들, 물독이나 광주리를 이고 가는 여인들의 모습으로 항아리와 머리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을 경상도에서는 ‘따배이’라 하는데, 표준어는 '똬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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