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흔적은 없고 거센 겨울 바람 소리만

2023. 2. 2. 22:13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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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자연 부락으로부터 거의 십리는 떨어진 오지(地)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저 언덕 위로는 5~6가구가 살고 있었다. 중학교에 다닐 무렵에도 늑대라고 불리는 승냥이가 간혹 보였던 곳이다. 좁은 산길을 따라 험한 산길을 따라 힘겹게 올라야 하는 곳에 살던 아이들은 어린 동심에 한참이나 밑에 있는 동네에서 친구들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놀다가 날이 어둑어둑해서야 사태를 깨닫고 낙심하고 울어대지만, 방법이 없다. 할 수 없이 어른들이 호롱불을 들고 밤중에 그들을 데려다 준 일화가 생각난다.  

 

 

 

 

집들은 오래전에 사라지고 지금은 그 터만 남았다. 세월이 무상하다. 마을이 있었던 어귀에는 돼지감자가 자생하였고, 멧돼지가 그곳을 크게 헤집어 놓았다. 사람의 목소리는 잦아들고, 산 위로 거세게 지나가는 바람의 울음소리만 처량하게 들린다. 인생무상을 느끼니 마음이 숙연해진다. 나도 이제 늙어가는구나!!

 

 

 

 

작은 포장길이 생기니 이 먼 곳까지도 생계의 수단으로 비닐하우스가 생겼다. 안을 들여다보니 꿀벌은 없고, 벌통만 수십 개가 나뒹군다. 마을 쪽에서 올라온 아래쪽을 본다.

 

 

 

 

내려오다가 보니 저렇게 민둥산을 만들었다. 아마도 태양광을 염두에 뒀다가 허가가 나질 않으니 다른 묘목을 심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