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지 고라니
2023. 8. 8. 11:36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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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지 두꺼비들이 산으로 떠나 무주공산의 망월지엔 적막감마저 든다. 작년 4월에 망월 저수지의 물을 무단으로 빼서 두꺼비 새끼의 99%를 절멸시킨 자에게 벌금 2,000만 원의 판결이 내려졌는데 열흘 전부터 망월지의 수문이 개방되어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두꺼비가 없는 이참에 물을 빼서 질기게 엉킨 저 수생식물을 제거하면 좋겠다.
오전 8시가 된 시간이라 해가 중천에 떠는데 저수지 둑에 올라서서 수문 조절기 쪽으로 다가서니 뭔가 후다닥후다닥하면서 달아나다가 젖은 흙에 미끄러지면서 돌더미에 세게 엎어진다. 다시 잽싸게 일어서서 달아나는데 보니 고라니다. 아마 돌에 앞다리와 뒷다리를 세게 부딪쳤으니 얼마나 아플까? 그러나 생사가 달린 마당에 아프다고 한가하게 약을 바를 수도 없을 것이고 냅다 저수지를 돌아나가면서 산으로 튄다.
가느다란 다리를 저 커다란 돌에 찌었으니 얼마나 아플까
이런 풀을 먹으려고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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