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僧侶)와 대장(大將)

2023. 11. 2. 18:50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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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불광사(佛光寺)'를 배경으로 수성갑 주호영 국회의원이 내다 건 대구 덕원고 출신 박안수(朴安洙) 육군참모총장 임명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고, 플래카드 밑으로는 불광사 스님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장면이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중 벼슬은 닭 (벼슬)보다 못하다'라고 하면서 정작 우리나라 최고의 어느 종단에서 속칭 물 좋은 사찰을 차지하기 위해 1994년도에 총무원장 3선을 놓고, 여느 시정잡배들처럼 치열한 투쟁을 목격했던 나로서는 "세상 어느 한 놈 믿을 놈 없다"는 자조 섞인 옛말을 격하고, 깊게 공감한다. 도를 닦는 승려들의 감투를 향한 집념이 그럴진대 하물며 속세에서는 다시 말해 무엇하랴!!

 

그러나 중 벼슬이나 닭 벼슬이나 속세의 벼슬이나 그 덧없음은 세월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알게 된다. 세상을 하직할 때 벼슬이 높다고, 저승의 좋은 자리를 예약하는 것도 아니거늘! 그 벼슬자리를 떠나면, 그 자리가 높았다고 할수록 더 상실감이 커질 것이고, 일장춘몽이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어느 학교에서나 육군참모총장을 배출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요. 명예로운 일이다. 산책을 지나다니다가 박안수 소장이 중장으로 진급했다는 플래카드를 이곳에서 보았는데 진급한 지 채 2년도 되기 전에 육군 대장이 되고, 그것도 군사령관을 건너뛰면서 바로 육참총장 자리를 차지했으니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출신학교는 얼마나 자랑스럽겠나? 박안수 대장에게 축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