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차이

2023. 11. 6. 20:24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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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순 경에 나를 낳아준 사람과 영영 이별했다. 언젠가 양산 통도사 극락암에 주석하였던 경봉당 대선사의 일화가 생각났다. 경봉당이 15살 때 어머니가 작고하셨다. 그는 사람이 왜 죽는가? 하는 의문을 품고, 아버지에게 물었으나 아버지는 제대로 아들에게 그 답을 알려주지 못하고, 그것은 도를 닦는 큰스님만이 알 수 있다고 어린 아들에게 얘기했다. 당시 밀양에 살았던 경봉당은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고자 16살이 되던 해에 양산 통도사까지 걸어가서 '성해(盛海)'라는 노승을 만나 사람은 왜 죽느냐? 라는 질문을 하니  그는 한참이나 뜸을 들이다가 "태어났으니 죽느니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큰 울림을 들었다. 그렇다. 태어났기 때문에 죽는 것이다.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죽을 수가 있겠는가?

 

저승 저쪽의 사정을 훤히 아는 사람이 있던가? 아무도 경험하지 못했고, 과학으로도 풀지를 못했으니 죽은 후에 어떤 경로로 가는지 그냥 종교적인 방법으로 유추해보는 것밖에는 없다. 

 

울산 울주 상북면에 위치한 불교계 최초의 '완화의료(호스피스) 전문병원'인 '정토마을 자재병원장'으로 계시는 능행 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곳에서 치료 받던 어느 말기 여성 암 환자가 사망한 지 30분이 지난 후에 그녀의 딸이 늦게 병실에 도착해서 돌아가신 엄마의 귀에 대고, 울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니 엄마의 주검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했다. 그래서 능행 스님은 사람이 비록 죽더라도 바로 냉동고로 옮기지 않고, 얼굴을 가린 채로 8시간에서 10여 시간까지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 제공했다고 했다.

 

심장이 멎고, 숨이 멎고, 시신의 경직이 와도 의식은 아직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체험한 것이다. 정말 놀랍다. 죽으면 모든 의식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죽은 몸에 아직 남아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pOwnfVR5H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