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8. 19:48ㆍ살아가는 이야기
"정치에 무관심한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 받는 것이다"
플라톤이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오늘 나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받지 않기 위해 칼바람을 무릅쓰고, 동대구역 광장에 왔다. 오후 2시 조금 못 되어서 도착했는데 벌써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도착하여 보니 동대구역 광장이 이렇게 좁았던가? 그 넓었던 광장이 마치 작은 마당으로 변한 것 같다. 인산인해(人山人海)라는 말로도 다 표현이 되지 않는다. 이곳을 채운 국민에게서 단호한 결기를 읽을 수 있었다. 아마 저질 인간들이 저질적인 방법으로 정권을 찬탈하려고 한다면, 분연히 떨치고 일어설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그들의 눈짓은 분노로 가득했다.
얼마 만인가? 참으로 오래간만에 버스를 타고 이곳에 왔다. 차량이 막혀서 동대구역까지 가지 못하고, 신세계백화점 앞에 내려서 백화점을 통해 동대구역 광장으로 가려고 한다.
동대구역 광장으로 올라가는 인파가 대단하다. 백화점 측에서 안내요원까지 배치했다.
오후 2시가 채 되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동대구역 광장에는 이미 인파로 가득 찼다. 연세가 80세가 훌쩍 넘어 보이는 깊은 주름을 가진 키 큰 할아버지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어디서 오셨느냐 물었더니 경주서 오셨단다. 우리나라의 현실 정치가 얼마나 난장판이면, 걷기도 힘든 노구를 이끌고, 경주에서 홀로 이 칼바람을 맞으며 오셨는가? 당신이 정치 덕을 보시려고 오셨던가? 할아버지의 손자, 손녀가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받을지 두려워 오셨을 것이다. 모진 일제 강점기를 견딘 그분을 보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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