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0. 10:49ㆍ재미있는 동물세계
지금은 토끼를 구경하려면 애완용 토끼를 구입하면 되는데
예전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대부분 토끼를 키우고 있었다.
토끼가죽이 옷으로 만들어 지기에 당시에는 토끼를 키워 푼돈을 만질 수가 있었다.
토끼 배설물이 잘빠지도록 땅에서 어느정도 높은 곳에 토끼우리를 만들어서
토끼 암수를 함께 넣어주면 그야말로 겁나게 새끼를 낳기 시작한다.
속된 말로 돌아서면 새끼를 깐다. 임신기간이 30일이니 생각하면 뭣하나??
좌우지간에 엄청 새끼를 깐다. (알을 깐다고 해야 되는데 워낙 자주 새끼를 낳아서
그런 표현을 사용했으니 강호제위께서는 오해하시지 말기를 부탁드린다.)
토끼가 잘 먹은 풀은 물론 "토끼풀"이라고 얼른 말하고 싶겠지만,
내 경험으로는 쓴냉이(우리 고향 사투리로는 "씬내이~~")를 좋아했다.
친구들이 산으로 소를 몰고 소 뜯기러(사투리 " 소 띠끼러", 악동들이 소를 산에 풀어주고 스스로
먹이활동을 시키기 위해 점심을 먹고, 오후에 산으로 소를 몰고가서 풀어주었다가 저녁이 되면
배가 빵빵하게 커진 소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산으로 들어가서 놀 때,
나는 토끼가 좋아하는 쓴 냉이를 채집하려고 길도 없는 가파른 산길을 헤맸다.
산에서 자라는 쓴 냉이는 큰 것은 길이가 내 키정도 컸다. 밑둥을 잡아당기면
"뚝"하고 떨어지는데 떨어진 곳에는 우유처럼 하얀 점액질 액체가 순식간에 나온다.
맛을 보면 엄청 쓰다. 그것을 다발로 만들어서 등에 지고 집에 돌아와서 토끼들을 먹였는데
오물거리며 먹는 입을 보면서 하염없이 토끼장 앞에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난다.
토끼는 무척 예민하여 새끼를 낳았을 때 제 새끼에게 손을 대거나 보금자리를 만지면
어미토끼 스스로 새끼를 물어서 몰살시켜 버린다. 그래서 새끼 낳았을 때는 조~심, 조~심
조그만 벌거숭이 새끼가 털이 날 때까지는 매우 조심하였다.
그렇게 애써 키운 토끼가 삵괭이의 습격으로 행방불명이 되었을 때는 허탈감과 복수심으로
그넘의 삵괭이를 잡기만 하면 갈기 갈기 찢어서 죽이리라 맹세를 하였건만
자정이 넘은 시각 그림자처럼 조용히 다녀가는 삵괭이를 무슨 수로 잡겠는가?
그렇게 약하고 힘없는 토끼로만 알았는데 "SBS 동물농장"에서 2~3년 전에 방영되었던
표충사 토보살을 보곤 깜짝놀랬다. 놀란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찌 저런 토끼가 다있나??
스님들이 보충 교육시켰을리는 만무하고~
하기사 모르지 어느 짖궂은 스님이 남이 아무도 안볼때 과외공부시켜 그렇게 했는지 ㅋㅋ~~ ^^
하찮은 미물이라고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본다.
몇년 전에 동물농장에 소개되었던 표충사 "토보살"을 보고서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고, 식당개 삼년이면 라면을 끓인다.
그러면 절 토끼 삼년이면 예불을 한다???!!!!!
표충사에 3년 째 머무는 암토끼라고 하는데~
표충사에 한번도 간 적이 없었던 나는 가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차일 피일 미루다 보니 토보살이 이미 영면하여 이 세상 사람이!! 참 아니지
이 세상토끼가 아니란다. 참으로 애석하다. 난 토끼 수명이 그렇게 짧은줄 몰랐다.
조금 서두를걸~~!!
[사진출처 : http://www.cyworld.com/designer_jen/7063508]
https://www.youtube.com/watch?v=FSDOQYir7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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