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0. 20:33ㆍ지난 날의 추억
오래전 경북 영덕에 있는 팔각산에 갔을 때다.
8개의 뿔처럼 뾰쪽한 바위봉이 있다고 해서 '팔각산'이라고 한단다.
산행을 마치고 하산을 하는데 저 아래 나뭇가지 사이로 외딴집이 두 채 보인다.
당시의 팔각산 산행코스가 옥계계곡 주차장에서 버스를 내려 철제사다리를 타고 오르기
시작해서 1봉- 팔각산-독가촌 -출렁다리로 내려왔는데,
독가촌이란 곳이 아주 외진 곳에 있었다. 그곳으로부터 사람냄새가 나는 출렁다리가 있는
곳까지는 얼추 20리 길은 족히 되어 보였다.
오솔길도 냇가를 비켜서 아슬 아슬하게 오르락내리락하였는데, 그 험한 좁은 오솔길로
소를 몰고 다녔다니 그땐 오로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사진 상으로는 아래, 윗집 2채로 나뉘어졌는데~ 이 첩첩산중에 무서워서 어떻게 살까??
이곳을 다음지도에서 확인을 하니 '경북 영덕군 달산면 409'로 나온다.
* 출렁다리는 '경북 영덕군 달산면 봉산리 409'와 '달산면 옥산리 508-6' 사이에 있는 철제다리이다.
이것은 윗집 모습이다. 그런데 저 무거운 슬레이트는 어떻게 날랐을까? 집뒤의 감나무의 굵기로 보아 적어도 50년 이상된 독가로 보인다. 이집 아이들은 멀고, 긴 계곡을 따라 아득한 저 아래 학교로
고무신 신고 걸어다녔겠지, 걷다가 발이 아프면 바위에 걸터 앉아 쉬고, 배고프면 냇물에 손을 담가
맑은 물로 허기를 달랬겠지~
밤이면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는 낯선 야생동물 소리와 뒤에는 호랑이가 따라다닌다는 부엉이 소리와 여름밤이면 소쩍새 소리에 몸을 뒤척이며, 짙게 드리운 외로움으로 긴 밤을 지샜던 그 시절!!
지금은 그들도 외딴집에서의 고단했던 삶을 접고, 먼 도회로 나가 장성한 모습으로 살고 있으리라~
윗집은 빈집인데 아랫집에는 사람이 사는 모양이다. 윗집이 떠날 때 아랫집은 허허로움에 속 눈물을 삼켰겠지~
처마에 걸린 수건이랑, 뜰에 놓인 신발을 봐서~ 화전을 일구는지 아니면 약초를 캐는지 궁금하다. 풀이 돋은 마당엔 들깨 나무가 누워 있고...
주인 잃은 외양간과 헛간에는 쓸쓸함만 배어난다.
*팔각산 계곡 독가촌에서*
제산/김 대식
산골 깊은 계곡 마을은 고요한데
계곡의 물소리 적막감을 더하누나
홀로 가는 산객 갈 길은 초조하고
굴뚝엔 저녁연기 모락모락 피어나네.
산은 굽이굽이 가도가도 절경이요
해는 잽싸게 산 뒤에 숨었구나,
계곡은 아름다워 쉬어가라 길 막는데
산객은 마음 급해 발길만 재촉하네.
지도를 클릭하고 스카이뷰를 누르면 위 독가촌이 화살표가 가리키는 앞쪽 50미터 전방에
위치하고 있고, 확대하면 '주왕산로'라는 글씨가 외딴집 옆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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