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 에피소드(14)

2011. 10. 14. 23:37지난 날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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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포대의 식사를 준비하는데 취사반장을 포함하여 4명이 근무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취사장 부엌에는 큰 무쇠 솥이 2개가 있었는데 한개는 밥을 다른 한개는 국을 만들었다.

무쇠솥 뚜껑은 나무로 둥글게 만들어서 덮었고, 불은 뒷쪽 아궁이를 통해 석유버너를 사용했는데

밥을 퍼거나, 뜸을 들이거나 국을 저을 때는 스테인레스 재질의 커다란 삽을 이용하였는데

그때는 취사병이 부엌위로 올라가서 무쇠솥에 양발을 잘 버티고 삽질을 하여야 한다.

 

당시에는 버터 대신에 쇼트닝이란 기름을 사용하였는데 한말 통에 든 돼지기름이었다. 이게 바닥에 흘러서 미끈 미끈하여 국솥에 빠져서 큰일 벌어질 뻔한 일도 있었다.

 

부대원들 식사가 끝나면 식기는 자신들이 닦기때문에 취사병들은 큰 국통과 솥을 깨끗이 씻고

다음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앉아서 감자껍질을 까거나 양파를 다듬는 등 자질구레한 일을 도왔다.

찐 계란을 몇개까지 먹을 수가 있을까? 4개? 5개?  그러나 군대에서 혼자 삶은 계란 한판도 먹었다. 역시 군대란 곳은 아무리 자도 졸립고, 아무리 먹어도 배고프다는 것이 실감났다.

 

약 한달간의 취사장 사역을 끝내고 행정반으로 복귀를 하였는데,

취사병들의 하루일과는 고단하기 짝이 없다. 평시 군복대신에 앞치마와 작업복, 장화를 신고

군인인지 식당 아저씨인지 분간이 안가는 차림에다가 야간 탄약고 보초, 위병소 보초, 불침번은

없었지만 서로 돌아가면서 한명씩 아침에 일어나서 전날 저녁 군량미를 안쳐놓은 무쇠밥솥과

국솥에 경유버너를 켜야 하고, 저녁에는 늦게까지 뒷정리 하느라 10시 취침 전에 겨우 들어와서

잠을 자곤하는 고단한 일상이 그들 앞에 항상 놓여있다.

 

공휴일이나 일요일에도 군인들이 밥을 건너뛰면 좋겠다만 그럴 수가 없으니 빨간 날이 되어도

쉬지를 못하고, 전우들을 먹여 살리느라 고생했던 취사병.

 

얼마 전, 서울에 있는 취사병 출신 졸병이 어떻게 알고 물어 물어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군생활 같이 했던 전우들이 많이 보고 싶단다. 국방부 홈피에 있는 전우찾기에 들어가서

같이 취사병을 했던 동기와 연락이 닿았다고 좋아하던 졸병!!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만나서 회포나 풀어야지~~

 

 

 

 

 

아래 글은 어느 신세대 예비역 취사병이 쓴 글을 이곳에 옮겼다.

 

 

 

 

 

감자에 대한 어느 예비역 취사병의 슬픈 전설

 

군대급식, 그 오해에 대한 이야기. [수정판]

유나네꼬님처럼 저도 취사병이었습니다. 유나네꼬님은 아마 대대 취사병이셨던 것 같은데, 저는 GOP 취사병이었기 때문에 사정이 좀 다르긴 할 겁니다. 일단 저도 대대에 있을 때는 정말 맛 없는 밥을 먹었었죠. 대대 밥이 맛이 없을 수 밖에 없는게, 일단 밥을 찝니다. 그래서 밥이 떡이 되기 쉽죠. 그리고 양념 문제인데, 몇주 동안 진짜 미역국, 된장국, 계란국, 무슨 국을 먹어도 맹탕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부대에 소금이 떨어진거죠. -_-;; 하지만 아마 장부랑 소금양이랑 맞지 않았던지, 아니면 연대에서 채워주지 않았는지 보충이 안 되어서 계속 소금이 하나도 안 들어간 국을-_-;; 몇주 동안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하간에 400명 분량의 음식을 하면 일단 제대로 된 음식이 나올 리가 없죠. 또 비빔밥 같은거에 분명 취사병 메뉴표에는 계란 후라이를 해주게 되어 있더라도, 400명 분 계란 후라이를 할 수가 없으니 걍 삶은 계란을 줍니다. 계란 후라이 없는 비빔밥이란. 흑흑. 그에 비하면 GOP 는 일단 모든 조미료는 거의 다 잘 나오니까요. 부족하다고 신청하면 금방 금방 사다주고. 그러니 취사병도 진짜 솜씨를 다 할 수 있죠. 애들 피드백도 바로바로 오니까 신경도 많이 쓰고요.

제가 GOP 취사병으로서 들어오는 부식들을 다듬고, 관리하면서 느낀건데 군대에 들어오는 식자재들 생각보다 질이 좋습니다. 사회의 웬만한 식당하고 다를게 없어요. 오히려 더 질이 좋기도 하죠. 유나네꼬님이 쇠고기 얘기를 하셨는데, 수입산 쇠고기 말고 국내산 쇠고기도 들어옵니다. 국내산 육우도 들어오지만 한우 고기도 들어와요. 아마 좋은 부위는 아니겠지만, 국물내기 용 말고 쇠불고기 할 때 한우랑 수입 쇠고기가 같이 들어왔었죠. 섞어서 조리해주곤 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한우를 들여오면서 단가를 어떻게 맞췄는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부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요.

돼지 콜레라가 돌면 군인들이 돼지고기만 먹는다, 조류독감이 돌면 닭고기만 먹는다는 것도 조금 근거가 약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유나네꼬님 글에 가면 달리는 덧글처럼 축산업 농가 분들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추가편성이 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당연히 폐사된 돼지나 닭들은 아니고 사람들이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안 먹으니까 가격이 싸진 닭고기나 돼지고기들을 들여오는거지요. 제가 있을 때도 조류독감이 한번 심하게 돌아서 닭고기가 평소보다 많이 들어온 적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뉴가 완전히 바뀐 적은 없었습니다. 다른 부대는 사정이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무턱대고 조류독감 돈다고 닭고기만 일주일 내내 먹고 그랬던 적은 없었습니다. 이쪽도 나름 합리적이에요.

다만 치를 떤 경험이 한번 있습니다. 강원도에 감자 풍년이 든거에요. -_-; 여기에 대해서는 결혼 후 가사 분담 문제에 있어서 좋은 조건의 남자  의 덧글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감자값이 폭락하자, 부대에서 농민들 지원 차원에서 감자를 많이 매입한거죠. 육군 일선에선 여름이면 일주일에 식자재가 세번 들어옵니다. 월, 수, 금인데 그때마다 부대 인원에 맞춰 정해진 양이 들어오죠. 제가 밥해줘야 할 아이들이 장교, 부사관 포함해서 대략 34명 쯤 되었는데 그때그때 메뉴랑 인원수에 맞춰서 정해진 양이 있어요. 이를테면 감자찌게가 메뉴에 있으면 감자가 한 2kg 들어온다고 예를 들어보죠.

그런데 감자풍년 때문에 부대가 감자를 엄청 매입하는 바람에, 2kg 만 들어와야 할 감자가 10kg 가 넘게 들어왔다는…;;;; 그런 경우엔 진짜 취사병도 곤란한게 식자재가 남아서 썩거나 했는데 검열이나 순찰 들어오면 가장 먼저 둘러보는게 취사장입니다. 특히 여름엔 더하죠. 그런데 감자가 남아돌다가 싹이라도 났다면…;; 그 취사병은 경을 치는겁니다. 모든 재료가 다 그래서, 차라리 모자르면 애들한테(그때 전 병장이었으니) 윽박질러서 눈꼽만큼만 배식하면 그만인데, 남으면 진짜 처치곤란이에요. 몰래 버리다가 걸리면? 

제가 한번은 이런 적이 있습니다. 김치가 포기 김치가 들어오는데요. 배추 꼭다리 누가 먹습니까; 그걸 잘라내고 이제 다듬어서 김치를 아이들에게 주는데… 꼭다리 부분 억센 부분은 아무도 안 먹거든요. 거기를 잘라내는데 사단장이 들이닥친 겁니다. 그리고 사단장이 제가 요리할 때 재료 다듬으면서 못 쓰는 부분 버리는 쓰레기통을 본거에요. 그리고 연대에 가서 한마디를 하죠.

'요즘 애들 김치 꼭다리를 다 버리대?'

…다행히 영창 신세는 면했습니다만, 그 다음부터 제가 있던 연대의 모든 예하 부대 취사병들은 꼭다리도 애들이 먹기 좋게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배식해야 했다능-_-;; 물론 아무도 먹지 않습니다만. ;;;;;;

어쨌거나 그런 상황이니 취사병은 늘 식자재 운반해와서 내려주는 보급병이랑 싸울 수 밖에 없어요. 이번 감자도 그랬죠. 아저씨, 조금만 더 가져가세요. 아, 이거 다 못 먹어요. 그래도 조금만 더 가져가세요ㅜㅠ 아, 못 먹는거 가져가서 어떡해요. 그래도 안되요. 이번에 감자가 평소보다 다섯배가 넘게 나왔어요ㅜㅜ 으흑.

이러면서 평소의 다섯배가 넘는 감자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게다가… 감자 풍년이라-_-;;; 부대에 있는 모든 간부들은 의무적으로 감자를 한박스씩 구입해야만 했죠. 감자 한박스에 10kg 인가요, 20kg 인가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GOP 독립 소대에 있던 저의 소대에는 간부가 소대장, 부소대장 해서 2명. 그러니 감자 2박스. GOP 이기 때문에 이걸 집에 가져가기도 귀찮은 그들.

…저에게 줍니다. 애들 주라고.

이씨!!! 감자가 졸지에 세박스가 되어버린 상황. 진짜 말이 감자 세박스지, 서른명이 먹어도, 먹고 먹고 먹어도 못 먹어요. 게다가 원래 메뉴 하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 감자를 처치하려면 애들한테 쪄줘야 할거 아니겠어요? 그걸 무슨 튀김이라도 하다간 제가 과로로 쓰러질테니까요. 그런데 감자 찌는 것도 한두개 쪄야 금방 찌지, 이건 뭐… -_-;;

일주일 동안 아이들은 기상천외한 메뉴를 먹었습니다. 모든 반찬에 감자가 다 들어갔었어요. 계란국은 계란감자국이 되었죠. 된장찌게, 김치찌게에도 감자가 들어갔고, 심지어 미역국…에는 차마 못 넣었습니다만-_-; 야채볶음엔 감자가 평소의 세배 이상! 밥에도 감자를 넣어 감자밥을 해주었습니다. 애들은 처음엔 감자밥을 신나게 먹더군요. 감자밥을 처음 먹어보는 서울 아이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매끼 감자밥을 해주니-_-;;;; 매쉬트포테이토도 거의 매일 해주었고, GOP 야간 순찰 도는 애들 야식으로 원래 컵라면이 나오는데요. 컵라면하고 감자 쪄서 한 바구니씩 올려보냈습니다. 먹기 싫으면 고라니한테라도 주라고, 하지만 통째로 버리진 말고 잘게 쪼개서 버리라고 신신당부하면서요.

짜장에도 감자를 넣었고, 카레에도 감자를 넣었습니다만 이건 당연한거고. 다만 애들은 감자가 특별히 많이 들어간 감자 짜장과 감자 카레를 먹었죠. 한달에 한번 정도 나오는 떡만두국에도 감자를 넣어 감자떡만두국-_-; 을 해주었었습니다. 떡볶이에도 감자를 넣어서 감자 떡볶이를 해주었었죠-_-;; 제가 지금 생각해도 좀 어처구니없었던 메뉴는 그때 메뉴 개편을 하면서 신세대 장병들-_-; 이 선호하는 메뉴들이 하나씩 선보일 땐데, 지금 생각해도 이가 갈리는 메뉴가 몇 있습니다. 감자탕도 새로 나왔었는데, 이건 제가 군대 밖의 왠만한 감자탕집보다 더 맛있게 끓였다고 자부합니다. 제가 군대에서 한 음식들 중 유달리 아이들이 호평했었고, 서로 더 먹을려고 싸움까지 났었던 메뉴가 몇개 있는데, 떡볶이랑 감자탕이 그랬었죠. 아무튼 감자탕도 좀 이가 갈리는 메뉴였던게 특히 겨울에 냉동 돼지갈비를 다듬으려면 손이 얼어붙었었거든요. -_-;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철원이었습니다(먼산).

여하튼 그런 신세대 장병들을 위한 이가 갈리는 신메뉴 중 스파게티가 있었고, 냉면이 있었고, 깐풍기랑 또 뭐가 있었더라. 스파게티는 사실 소스는 레토르트였고 면만 삶으면 되는거였는데, 냉면도 그랬지만요. 왜 이가 갈렸냐면, 소스는 그냥 깡통 따서 냄비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었지만 면이 퍼지지 않게 분대별로 따로 삶아주었었거든요. 그거 한끼 하고 나면 진이 다 빠졌었죠(먼산).

물론 여기서 중요한건 감자니까, 그래서 아이들은 감자 스파게티를 먹었어야 했다는 말씀. 감자 스파게티는 아이들도 황당하고, 저도 황당했는데 정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감자가 싹이 나고 있었거든요. -_-;

제가 감자로 해준 베스트는 나중엔 군대리아로 알려진 빵식에 감자를 줬을 때였는데요. 삼십명밖에 안 되니까, 제가 좀 기운이 뻗치는 주에는 계란 후라이도 하나씩 해주곤 했었죠. 계란 후라이는 원래 메뉴에 없던건데, 애들한테 계란 후라이를 해주고 싶어서 계란 들어가는 반찬에 계란을 한두개씩 빼고 - 워낙 인원이 많으니, 계란 한두개씩 빼도 전체 양은 별로 차이 안 나거든요. 계란찜 같은거 하면 계란 삼십개씩 푸는데요. 계란 이십칠개만 푼다고 큰일나는거 아니니까. 그리고 일부러 계란 삼십개만 받아야 하는데, 한 세개 더 빼돌리기도 하고(먼산). 아무튼 그날은 감자를 으깨서 부쳐서 감자 후라이를 해주었었죠. 프렌치 후라이는 도저히 기운이 없어서 못하겠고, 그냥 돈까스처럼 부쳐준건데 대호평.

…그리고 그거에 맛들인 부소대장은 감자 한박스를 더 사오는데…

망할놈.

어쨌거나 그렇게 감자를 먹어도 먹어도, 감자가 쓰러지지 않아 ㅜㅜ

결국 지쳐버린 저는 부식창고에 감자 1/3 박스 정도를 짱 박아두고 모른 척 하기로 합니다. -_-; 아, 부소대장이 감자 한박스를 더 사왔다니까요-_-;;;;;; 이때 감자가 어찌나 풍년이었고, 어찌나 감자값이 폭락했는지 아무리 현지에서 샀어도 감자 한박스에 5천원도 안 줬었던걸로 기억해요. 말 다 했죠. 뭐. 어쨌거나 정말 저는 더이상 감자 요리를 해줄 수가 없었어요. 진짜 감자 먹는 애들도 입에서 감자 냄새 때문에 토할 것 같았겠지만,

유나네꼬님을 비롯해 취사병이었던 분들은 아실 겁니다. 제가 취사병 하면서 밥을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어요. 왜냐면 닭도리탕이 반찬이다, 그럼 냉동닭하고 한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고 나면 닭은 쳐다보기도 싫어요. 혹시 더운 여름에 양념통닭이면 이세상 닭을 멸종시키고 싶죠-_-; 철원이 겨울에 춥기만 한 동네 아닙니다. 훗. 한 여름에는 38도까지 올라가는 동네에요(먼산).

그러니 그렇게 몇주동안 매일 감자 껍질 벗기고, 감자 튀기고, 감자 볶고, 감자 삶고, 감자 찌고, 감자 다지고 했던 저는 진짜 감자를 국내에 전래시킨 누군가를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 -_-;;; 왜 서양 중세 때 감자를 악마의 열매(사실 엄밀히 말하면 열매는 아니지만)로 여기고 안 먹었다면서요? 생긴 것도 괴이하게 생기고. 진짜 저도 감자가 악마의 식자재로 보였습니다. 진짜 감자 다듬다고 토할뻔 한 적도 있고-_-;

결국 감자를 숨기기로 한 저. 눈치보다가 밤에 몰래 버릴 생각이었죠. 음식 쓰레기를 뒷산 구덩이에 버리면 멧돼지들이 와서 깨끗히 퍼먹거든요. 거기에 몰래 버리기고 해놓고, 부식창고에 몰래 숨겼다가…

까먹었습니다. -_-;;; 거기가 좀 깜깜하거든요. 깜깜한덴 무섭잖아요-_-;; 그래서 꺼내올 것만 꺼내오고, 가끔 검열 같은거 있으면 청소만 좀 하고, 뭐 새로 들어오면 정리만 좀 하고, 장부랑 숫자만 맞춰놓고 그러면 되니까 항상 갔다가 얼른 나오고… 그랬어서 구석에 잘 짱박아둔 감자 1/3 박스를 까먹었는데…

한두달 있다가 우연히 그 박스를 발견. 이게 뭐였지, 하고 열어봤다가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감자 싹 난거 보셨나요? 보셨겠죠. 집에서 많아봐야 열개 안쪽으로 싹이 난거. 그것도 길어봐야 손가락 한두마디 정도 난 싹.

… 저는 보고야 말았습니다. 감자가… 감자가… 감자 알은 말라 비틀어져 있고, 감자싹이 거짓말 쪼끔 더 보태서… 팔뚝 길이만하게 덩굴을 막 이루고-_-;;(거짓말 너무 많이 보탰나;;;) 저에겐 마치 쿵후보이 친미가 수련을 하다가 뱀굴에 떨어져 뱀들 수백마리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장면을 본… 것처럼 진짜 제 눈에는 다 뱀처럼 보였습니다. -_-;; 게다가 한두알도 아니고, 막 거의 스무알 가까이가-_-;;;;;;;;;;

어, 진짜 그거 못 보신 분은 몰라요. 제 평생 본 공포 영화, 고어 영화의 그 어떤 징그러운 장면보다 훨씬 더 징그럽고 구역질 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여자 분들은 감자 싹 난거 무섭다고 건드리지도 못하는 분들 진짜 있거든요. 남자 분들은 그까짓거 하시겠지만, 제가 봤던 그 장면을 보시면 어떤 비위 좋은 남자 분도 다 토하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그뒤로 전…
…한 이년 동안 감자를 먹지 않았다는 슬픈 전설이.

더 슬픈건 그 뒤로도 물론 메뉴에 나오는 감자 요리는 계속 해야 했다는거지만.



쓴귤이 쓰다

 

[출처 : http://lehrin.egloos.com/2642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