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2. 21:50ㆍ살아가는 이야기
예전에는 강가의 외로운 산사이었다가 속세와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갑자기 속세 속에 던져져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바세계에 존재하게 된 사찰이 있다.
그런 곳 중의 하나가 대구시 동구 효목동 아양교 옆에 자리한 통천사(通天寺)다.
조계종의 한 사찰로 구한말에 조성되어 일제강점기에 신사로 사용되었던 오욕의 역사가 있었지만
지금은 금오강변에서 아양교를 굽어보면서 고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아양교 위에서 금호강을 담아보았다. 오염하천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던 금호강이 시민들의 노력으로 많이 정화되었다. 강이 돌아가는 지점에 동촌유원지가 있고, 또 그 위로는 어느 스페인교민이 작은 절벽이 있는 강줄기를 따라 펼쳐진 광경을 보고, 지중해의 분위기가 있다면서 세운 '인터불고 호텔'이 자리한다. 사진 우측상단으로 '통천사'의 검은 실루엣이 보인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메타세콰이어 나무 사이로 통천사의 지붕이 보인다.
통천사 입구이지만 지금은 주로 오른쪽 아스팔트길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좌측에 아양교가 있다.
통천사 입구이다. 사천왕상이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젖혀진 대문에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구룡산은 금오강을 따라 길게 늘어진 산(?)으로 아홉마리의 용 중에서 머리부분의 용에 위치한다고 한다.
진여眞如는 불교에서 진리를 일컫는 말이며, 사찰마다 이런 문이 있다.
진여문을 들어서자 마자 우측에 석등이 서 있다.
석등 옆에 있는 작은 원숭이像,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하니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알아도 모르는 척'하라는 가르침을 형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 법당은 팔공산 갓바위를 향하고 있다고 한다.
법당 앞 마당에서 바라다 본 아양교 전경인데, 이곳은 조선초기 서거정 선생이 대구의 10경 중 1경으로 '금호범주琴湖泛舟(금호강의 뱃놀이'의 모태가 된 사찰이라고 한다.
통천사 스님들 총출동, 어느 고운 님의 49재가 봉행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니 스님들의 정성이
보통이 아니었다. 불경(不敬)스런 얘기지만, 우측에 회색 장삼 만을 입으시고, 갈색 가사를 걸치지 않으신 쫄병 스님(? ^^)이 열심히 목탁을 치시더니, 이번에는 작은 법고에 마이크를 대고 북을 치니 법당에 달린 스피커에서 '둥~ 둥~ 둥다당~ 둥다당' 하면서 멋진 리듬이 나온다. 한잔 걸치고 법당에 들어갔다간 하마터면 덩실 덩실 춤을 출 수도 있겠다. 그것을 30~40분이 넘도록 치고 계신다. 팔이 저리시지는 않나?? 살짝 걱정이 된다.
안타까운 장면은 30분 뒤에 통천사 정문 밑에서 일어났다. 저렇게 다정하게 허리를 구부리고, 고인이 되신 보살님의 천도를 기원하고, 고운 님의 영혼이 속세를 떠나기도 전에 가족들의 다툼이 일어났다. (사진 우측으로 영가를 향해 엎드려 있는 사람들)
무슨 연유인지 40초 반 정도 된 처사가 동생으로 보이는 30대초 반의 키가 큰 처사에게 가슴 위로
발길질을 한다. 키큰 처사는 차마 발길질은 못하고, 머리를 들이밀고~~ ㅉㅉ
그럴 양이면 애당초 49재를 지내지를 말든지 그 모습을 보고, 고인의 영정을 다시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법당을 돌아가니 좌측은 산소에 있는 문인석 같기도 하고, 우측은 어느 돌아가신 분의 추모비가 있다.
이끼가 잔뜩 낀 이것은 시주한 신도들의 명단이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간만에 찾은 뒷산에 작은 변화가 있었네!!! (0) | 2011.11.27 |
---|---|
늦가을을 느끼면서 시골을 간다!!! (0) | 2011.11.19 |
빗줄기를 무릅쓰고 충절의 고장 진주를 다녀왔다. (0) | 2011.11.06 |
다시 찾은 가을이 무르익는 팔공산!!! (0) | 2011.11.05 |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0) | 2011.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