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8일, 한창 단풍이 무르익는 팔공산에 간다.

2012. 10. 28. 22:43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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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고속도로를 타지않고 팔공산에 가려면 고모령을 넘어가는 길이 지름길이다. 8개월 만에

넘어가는 고모령도 단풍이 물들었다.

 

 

 

백안삼거리에서 동화사 방면으로 올라가는 길, 좌측 벗나무는 잎이 떨어졌고, 우측 단풍나무는 색깔이 시원치 않지만 그래도 가을단풍이 제법 들었다.

 

 

 

파계사 올라가면서 좌측으로 보이는 '공산예원' 정문에 법화경 전시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예전 이집 주인장이 자랑하시던 법화경 병풍을 말하는 것은 아닌가 하여 들러가기로 했다.

'법화경 전시'라는 글 밑에 쓰인 붉은 색의 글씨를 보니 168폭, 120미터라고 되어 있다.

엄청 큰 대작이란 것이 느껴진다.

 

 

 

 

넓은 대지위에 2층 건물이 우뚝서있다. 아마 10년도 더 지난 일인 듯하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고

얼마가 지났을까? 그때도 아무런 생각없이 이곳을 지나다가 주인의 허락도 받지 않고, 이곳에 들어와서 좌측의 정원 가장자리 바위 위에 앉아서 눈으로 집구경을 하고 있었다.

조금 있으려니 한무리의 개들이 앞으로 지나간다. 내가 전생에 개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개가 그저 좋다. 그리고 개장국도 먹지 않는다. 

 

'워~리, 워~리'  입안으로 혀를 말면서 혀를 찬다. "짝, 짝, 짝, 쪽, 쪽~~'

그중 한넘이 흘낏하면서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쳐다본다.

'오~요~요~ 쪽~쪽~쪽~ " 얼굴에 인상을 풀고 낮은자세로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유인한다.

비루먹은 것처럼 부석부석한 넘이 가까이 다가온다. 얼굴을 보니 꼴이 말이 아니다.

주둥이 양 옆의 털은 다 빠져 없어지고, 피까지 맺혔다. 뭔가 이상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다시 적극적으로 유인하여 개의 머리를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주지하다시피 개는 머리를 쓰다듬었다고 하면 이미 그 개는 무장해제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주둥이를 가만히 들여다 보니 세상에나~  소에 기생하면서 피를 빨아 먹는 똥꾸멍도 없는 '가부전지(경상도 사투리)' 가 큰 놈, 작은 놈, 중간 놈 다닥 다닥 붙어있다. 이것 보통상황이 아니다.

당장 한마리씩 맨손으로  떼어내서 바닥에 놓고 발로 문지른다. 투둑~ 투둑 터지면서 검은 피를 쏟아낸다. 간지럽던 주둥이가 한결 시원해지니, 아예 배까지 내어놓고 벌러덩 눕는다.

배밑으로 가랭이 사이로 붙어있는 검은 기생충들을 정신없이 박멸하고 있는데

갑자기 정문으로 검은색 그랜저차량이 올라온다. 나이 지긋한 사람 둘이서 내리는데 그중에 한명이 큰 소리로 이쪽을 보고 말을 던진다.

 

" 이보시오!  당신들 남의 집에 와서 개에게 뭔짓하는 거요?? !! " 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다.

 

"........................................... "

 

옆으로 다가와서 현장을 대충 살피더니 이내 감격을 한다.

 

" 아이구~ 선생, 저 개는 나와 처가 4년이나 밥을 주고 길렀어도 한번도 잡힌 적이 없는 개인데

  어떻게 잡았소? 참 신통하구려!!" 한다.

 

"허락받지 않고 정원에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개에 기생충이 많이 붙어있어서 저넘도 얼마나

괴로울까 하는 생각에서 제가 잡아주고 있습니다."

 

"저런 징그런 것을 맨손으로 잡아주다니!!  이것이 보통 인연같지 않은 것 같소!! 집에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합시다." 한다.

 

그가 기거하는 2층으로 가서 수박과 차를 대접받으면서 얘기를 들어보니 그는 노태우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서예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전 우방주택 이순목(?) 회장의 부탁으로

법화경 병풍을 만들기 위해 1년 일정으로 작업을 하였고, 그 병풍은 우방주택 회장실 뒷방에

있다고 했다.

 

경북 봉화에 가면 현불사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다고 예언한 설송스님이

계시는데 자기가 직접 나를 친견하도록 해준단다. 그리고 안동에서 예천방면으로 가자면

'우각사'라는 절을 짓는데 그곳에 점안식에도 같이 가지고 한다. 나는 그저 예~ 예~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흘려들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절실한 무엇도 없었고 하여 그렇게 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분하고 같이 안간 것이 굉장히 후회가 된다.

 

 

 

그 당시 기억으로는 이곳 정원을 이곳에서 결혼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 상당히 고마운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파계사쪽으로 올라가다가 보면 우측 동네로 사람들이 무지하게 가는 식당이 있다. 대형식당도 아니고, 그렇다고 청결한 곳도 아닌데 좌우지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예나 지금이나 들어가니 좁은 냇가를 따라 난 길이 미어 터진다.  차량들이 엉켜서 제대로 빠져나기지를 못하네~~ 쩝!!

 

 

 

저 앞에 보이는 식당에 가려고 저 야단들이다.

 

 

 

오후 1시가 훨씬 지났는데 자리도 없고, 자리가 나면 잽싸게 앉아야 한다. 그리고 주문해서 나오길 기다리려면 한정이 없다. 직접 셀프서비스를 하고, 자기가 먹은 것을 양심적으로 주인에게 얘기하고

계산하면 된다. 사실 실컷먹고 도망쳐도 누가 뭐랄 사람도 없다. 그러면 천벌받겠지~ 이렇게 싼 음식값을 떼어 먹으면 팔공산 산신령이 노하신다나 어쩐다나~~~!!!!!

 

 

 

 

 

 

부추전을 부치는데 정신이 없다. 얼마나 많은 주문이 들어오는지 이 아지매는 이것 하나로

눈코뜰새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급한 볼 일 보고싶으면 어짠대유?? ^^

손님보고 전붙이라고 할 수도 없고~

 

 

 

 

 

칼국수를 퍼내면서 다시 넣고, 또 그렇게 퍼내는데 회전율이 보통이 아니다. 그런데 익긴 다 익었남?

얼매나 급했던지 솥 옆으로 국수 꼬랑지가 널려있다.

 

 

 

사진을 찍자니 한 아지매가 소리를 친다. "이곳 사진 많이 찍어갔는데 뭣하러 다시 찍어요"

소문나는 것도 귀찮다는 얘기다.

 

 

 

이곳에서는 뭣이든 초스피트로 해야 한다. 가만히 보니 저것을 만드는 아지매 손길이 어찌나 잽싼지

30초만에 후딱 해치운다.

 

 

 

 

요즘 세상에 이런 착한 가격으로 식당 영업하는 곳이 있다면 한번 나와보라고 해!!!!!!

여러명이 배터지게 먹어도 몇만원도 안되겠다.

 

 

 

고색창연한 공중전화기가 눈길을 끈다.

 

 

 

칼국수 3개, 부추전 1개, 두부 1개 를 먹었더나  3,000 * 5 = 15,000 냥이다. 이것 먹고 팔공산 돌고

집에 도착해도 배가 꺼지지를 않는다.

 

 

 

아들내미가 코를 내놓고 열시미 먹고 있네 그려~~!! ^^

 

 

 

밀가루 포대도 많이 쌓아 놓았네

 

 

 

단풍나온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고생깨나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 입구의 외양간인데,  아니!!  소가 돼지새끼만 했나? 아니면 다이어트를

많이 해서 삐쩍 말랐나??  어떻게 저 비좁은 문으로 들어갔으며, 좁은 곳에서 생활을 했겠나?

만약 그랬다면 소를 감금한 것이나 다름이 없겠지

 

 

 

 

 

 

 

 

이런 첩첩산중에서 그가 자랐다니~  조금 생각에 잠겼다. 팔공산의 정기를 받았을까?  뒷곁의

대나무가 예사롭지가 않다.

 

 

 

 

 

행락객 차량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굼벵이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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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지장사를 향해 오르는 길

 

 

 

일주문을 들어서자 마자 마주 보이는 건물이 있다. 당연히 대웅전으로 생각했는데 아무런 현판이

보이지 않는다. 절을 둘러보고 나오면서 만난 스님에게 물어보니 이곳이 보물로 지정된 '지장전'이라고 한다. 원래 화재로 대웅전이 소실되고 부처님을 이곳으로 100년 가까이 모셨다가 다시 대웅전을 지어서 그곳으로 옮겨 모셨단다.

 

 

 

이곳 대웅전은 소실된 대웅전을 중건하여 부처님을 다시 옮겨 모신 곳이라고 한다.

 

 

 

 '돌공원'에 오래간만에 왔더니 경비견들이 난리다. 반갑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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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넘 거시기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튼실하구먼!!

 

 

 

이넘이 경비대장이다. 대문 바깥에 씩씩하게 버티면서 경비를 선다.

 

 

 

반가워서 어쩔줄을 모르네~

 

 

 

야!  이넘아!  남들이 보면 무는 것으로 오해하겠다. 인상쓰지 말고 빨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