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9. 15:03ㆍ살아가는 이야기
지금 시간이 7시 20분 쯤 되었는데 바다에는 해무와 개스가 가득하고 해는 저만치 떴다.
부지런한 어민이 탄 작은 어선이 "통~통~통"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오늘도 장승해안도로를 따라 터벅터벅, 뚜벅뚜벅 걷는다. 1시간에 걸쳐 이어지는 바다와 산을 번갈아 보면서 지나가는 이 길이 행복하다.
동백나무가 많이 있지만 어떤 나무는 꽃이 비실거리고, 어떤 나무는 꽃이 없기도 하지만 이 동백나무는 꽃잎이 깨끗하게 활짝피었다.
보통의 동백꽃은 사진에서처럼 꽃잎이 총 10여장 남짓하고, 노란 꽃술이 중간에 달려있는데
그런데 이 동백나무는 분명히 변종이든지 아니면 튀기임에 틀림없다. 꽃 자체가 "나 잡아 잡수!!" 하는 것처럼 속알머리까지 모두 밖으로 내놓았는데 노란 꽃술이 잘 보이지를 않는다.
노란 꽃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빨간 꽃술인지 뭔지 북실북실하다.
꽃망울도 여느 동백꽃보다 크다.
꼭 중요할 때 사진이 이모양이야!! 젠장~~ 개화 전인데 안이 꽉 들어찬 느낌이다.
"사진 좀 똑 바로 찍어라!!" 하는 것 같다. 나에게~~
벚꽃도 성급한 넘이 먼저 꽃을 피웠다. 이제 이곳은 개화가 시작되는데 몇 일 후면 활짝 개화가 될 듯하다. 아침 산책로가 기대된다.
공곶이의 수선화 뿌리를 사다가 이곳에 심은 듯하다.
어제 아침 거제도 오는 버스에서 가덕도에 핀 진달래를 보았는데, 오늘 이곳에도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다. 내일은 할미꽃을 찾아봐야겠다.
그런데 바로 이곳에서 내가 해괴한 일을 당했다. 홀렸다고 해야 되나? 아무도 직접
보고 듣지 않으면 믿지를 못한다. 아마 나도 그랬을 것이다.
과연 야생에서도 이것이 가능할까?
진달래가 피어있는 소나무밭으로 들어가니 바닥에서 애절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야~옹, 야~~옹, 야~ 옹, 이곳에 고양이가 있을 곳이 아닌데
새끼 고양이가 길을 잃었나? 소리는 나지만 고양이는 보이지를 않아서 돌아나왔는데
이제는 아예 나무위에서 고양이 소리가 난다.
" ???? "
고양이가 날아다니면서 우는가? 소리나는 쪽을 자세히 보니 뭔가 보이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우리가 어치라고 하는 산까치다. 보통 이넘들은 낮은 나뭇가지 사이를 누비며, 돼지 멱따는 소리로 '쾌~액, 꽥~' 하는데 오늘은 고양이 우는 소리를 낸다.
신기하기도 하고, 뭣에 홀린 듯하여 자리를 못뜨고, 나도 야~옹하였더니 아주 대놓고
대답을 한다. 다른 짝은 날아가는데 이넘은 계속 이 나무에 앉아 있다.
아침 산책을 하는 다른 길손이 내가 넋을 놓고 쳐다보는 나무를 같이 쳐다본다. 무당 멍석 깔아놓으면 굿도 하지 않는다 하더니 이넘의 재주를 보려고 내가 야~옹, 야~옹해도 이번엔 꿈쩍도 하지 않는다.
* 어치[Jay]
생김새
털색은 적갈색, 회갈색, 파란색. 머리는 적갈색. 몸은 회갈색. 파랑색 광택의 독특한 날개덮깃에는 검은 줄무늬. 뺨선과 꼬리깃, 날개깃은 검은색
크기 340~370mm. 몸무게 140~190g
날 때보이는 허리와 날개의 흰 점이 뚜렷함.
생태정보
임신기간(포란기간) 16~19일. 산란(출산)시기 4월~6월. 새끼수(산란수) 4~8
특징
겨울에는 작은 무리를 이루어 저지대로 이동한다. 수동이나 기타 비어있는 틈에 먹이를 숨기는 습성이 있다.
낙엽활엽수림, 혼효림, 침엽수림 등 도처에서 서식한다. 산림성 조류
다른 새의 울음을 흉내낼 수 있으며, 구관조나 앵무새처럼 사람의 목소리도 흉내낼 수 있다. 겨울에 대비하여 미리 도토리를 저장해두는 습성이 있는데, 어치가 찾지못하는 도토리는 싹이 터서 나무로 자란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어치도 날아가고, 개나리는 만개를 시작하고
아직 젖도 안 뗀 어린넘에게 목줄을 했으니 처량하게 낑낑거리다가 다가서니 좋아 죽는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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