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5. 22:46ㆍ지난 날의 추억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되었다가 큰 부상을 입고,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중환자실에서 투병을 하고 있는 바다의 영웅 석해균선장의 쾌유를 빕니다.
선장船長이라는 직책은 보통사람들은 그저 배에서 가장 높은 사람, 선박을 대표하는 사람쯤으로 생각하기가 쉬우나 내가 1980년대 초에 가까이에서 보았던 그들의 위계질서는 군대의 상명하복과 다름이 거의 없었다.
당시 일본을 주로 다니는 화물선을 對日船 또는 對日貿易船이라고 하였는데 선박의 규모가 1,000톤미만으로 규모가 작고, 대략 500톤급 전후의 벌크선이 많았다고 생각되는데
조선소에서 선박을 만들기 위해 도입하는 철판이나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원자재로 들어가는 코일(긴 철판을 돌돌 말아 놓은 것)일본에서 주로 싣고 오는데 그들의 보수는 많이 약했다.
대형 수출선을 타는 선원들은 보수가 육상에 비해 상당히 많았고, 부식비도 비싸게 제공이 되어서
당시의 수준으로는 상급으로 보면 맞다 하겠다.
미국이나 호주 등을 다녀오는 선박은 값싼 소고기를 많이 적재하고 다니면서 선원들에게 제공하기기 때문에 LA갈비도 그 당시에 흔하게 볼 수 있었고, 또 소꼬리로 만든 소꼬리 곰탕을 흔하게 볼 수가 있었다. 그러나 대일무역선회사는 그런 대형회사보다 규모가 훨씬 작기때문에 선원들에 대한 후생복지가 아무래도 큰 선박회사에 비해 많이 딸렸다.
그러다 보니 하급 선원들이나 사관들도 대표적인 항구도시인 부산에서 생활하기가 빠듯한지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세금안내고 은근슬쩍 일본산 물품을 들여오다가 뉴스에 나고 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가 있었다. 축재를 위해 그런것이 아니고 그 시절은 그렇게 해야만 생활이 되는 시절이었으니 한편으론 이해가 간다.
선장얘기 하다가 옆길로 빠졌다.
그 때 대일선은 비록 작은배이지만 노후된 선박이고 갑판도 긴 나무널빤지 같은 것을 철골에 가지런히 놓아서 갑판을 덮고, 갑바를 씌워서 단단히 묶고 항해를 하던 때인지라 조그만 배에도 선원이 20명정도로 많이 타고 있었다.
조그마한 방에 한사람 겨우 들어갈 만한 침대가 2층으로 놓여 있어 아래층 사람은 침상에 겨우 걸터 앉을 정도였고 겨울이면 엔진 끈 선원실은 춥기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 작은 선박에도 선장의 위용은 대단했다. 가히 소왕국의 황제쯤 되는 듯 하였는데
그를 대하는 선원들의 예우와 배려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지금은 어떤지를 모르겠다)
조타실에 있는 선장의 의자는 선장외에는 누구나 앉지를 못하게 하였고, 좁은 식당에서 선장의 자리는 최고 상석에 놓여 있어 그저 경외심만 자아 내는 그런 좌석이었다.
아마도 책임도 막중하니 그런 권한도 있으리라고 미뤄 짐작은 하는데..
그러다보니 선원이 아닌 일반 사람들도 덩달아서 선장을 예우하였었던 기억이 난다.
1980년대초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부산출신 여대생의 유괴사건이 그 무렵에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 여대생의 아버지가 당시 유명한 **해운이라는 대일선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대일선 이름도 회사 이름처럼 제1**호, 제2**호, 제7**호 이렇게 명명되어 운항이 되고 있었고 부산에서는 그래도 재력이 대단하다고 소문이 났기에 서울에 유학간 그 집 고명딸을 어떤 넘이 돈을 노리고 유괴를 하여 사회적으로 센세이셔날 했었다.
유괴사건이 대충 그렇지만 그 사건도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가슴아팠던 사연은 제7**호 ㅇㅇㅇ조기장과의 앎이 일본근해에서 침몰로 막을 내린 일이 있었다.
조기장은 기관장, 일등기관사, 이등기관사, 3등기관사(이상 사관) 밑에서 기관실 업무를 담당하는 보통선원으로 기관사들의 보좌하여 기관실의 보수, 정비작업, 기관부원의 관리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굳이 군대로 친다면 상사쯤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오늘은 여기에서 중단하고, 다음에 계속~
www.youtube.com/watch?v=-yDTLoqfrWY
대일무역선 기관실보다 작지만, 비슷한 선박 엔진이 달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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