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에서 잡혀 장승포에 온 고등어

2013. 9. 15. 08:35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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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수협공판장에 최근 보지 못한 수산물 운반선이 접안되었다. 선박 기중기가 움직이는 것이 아마도 중량물을 하역하는 것 같다.

 

 

 

 

부두와 선박사이로 바쁘게 움직이는 인원들이 보인다.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아줌마부대가 동원되었다. 차림새가 일용직 노동자라기보다는 급하게 동원된 가정주부 같다.

 

 

 

 

일요일 급하게 하역을 하는 것은 고등어다. 국민 생선인 고등어는 우리의 선조 때부터

즐겨 먹었고, 바다에서도 멀리 떨어진 내륙에서도 간고등어로 가공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하는 효자 노릇을 하였다. 먼지가 나는 비포장길따라 오일장에 나뭇짐을 팔러 갔던 가난했던 우리들의 아버지는 저잣거리에서 나무를 팔고, 알량한 몇 푼의 돈으로 막걸리 한 잔 걸치시고 술김에도 집에 있는 식솔이 생각나 오랜만에 고질 고질한 냄새나는 고등어 '한 손'을 사서 볏짚에 묶어 지게에 달고 비틀비틀 그 마디고 마딘 어두운 시골 길을 터벅터벅 걸어 호롱불 켜진 초가집에 돌아오신 그 추억의 생선이~

 

그 아름다웠던 추억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의 추억으로 박제되었다. 어쩌다가 고등어가 작금에 주부들의 외면받는 생선이 되고 말았던가? 방송에 보니 제주도의 갈치와 옥돔, 고등어의 가격이 폭락하여 기름값도 못건진다고 어민이 울었다는 보도를 접하니 가슴이 아프다. 그 어민이 무슨 죄가 있나? 에이 나쁜 쪽바리들!!!

 

 

 

 

 

고등어의 눈을 보니 아직까지 맑다. 싱싱하다는 뜻이다.

 

 

 

 

 

옆에 있는 이것은 뭐냐? 외계생물이던가? 내 추측으로는 해파리 같다. 바다에 버리지

않고 이곳에 가지고 온 이유는 뭐냐?  해파리 냉채라도 하려고? 이것은 고등어 사이에 섞여있는 해파리를 나중에 버리려고 모아놓은 것으로 보인다.

 

 

 

 

 

 

 

 

 

거제수협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이것 혹시 일본근해에서 온 것이 아니냐? 하였더니 대번에 정색을 하면서 "흑산도에서 잡은 것인데요!" 흑산도에서 홍어만 잡는 줄 알았더니 고등어도 많이 있는 모양이네~

 

 

 

 

 

선박용 기중기(데리끼)를 사용하고 있는데 메인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규모가 조금 있는 상선들은 선박용 발전기만으로 기중기 정도는 작동시킬 수가 있는데 아무래도 이 운반선은 발전기의 용량이 기중기를 작동시키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열심히 일하는 가운데도 구경꾼은 있다. 아주 편하게 앉아서 고등어 하역을 지켜보는

사람은 하역 반장이든지 아니면 기중기 운전원과 한 조로 호흡을 맞추는 신호 꾼이든지 그렇겠다. 장승포는 특히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대우조선소의 유니폼은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는데, 저 분도 조선소와 관계없겠지만 조선소 유니폼을 입고 있다. 이곳 장승포는 봉급을 많이 수령하는 조선소직원들이 인기있다.

 

 

 

 

어창 안에는 잘게 부서진 얼음덩어리와 고등어가 반반씩 섞여 부두로 내려지길 기다린다. 고등어가 얼마나 추울까? 지금 초가을에 접어들었는데 감기 조심하거래이~

 병원가서 주사 맞지 말고~~

 

 

 

 

 

 

 

 

 

 

 

만선의 기쁨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에 반감되고, 예전 같았으면 명절을 앞두고 선원들에게 밀린 급료와 보너스를 충분히 지급하고, 그것으로 그들의 환한 얼굴을 보는 보람에 사업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을 선주도 지금은 깊은 시름에 잠기리라! 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어 노력에 대한 충분한 대가가 그들에게 돌아갔으면 한다.

 

 

 

 

 

 

 

'쿠구릉~ 쿠쿠릉' 구식엔진이 돌아가는 소리에 엔진룸에 들어간다. 그런데 열심히 돌아가는 엔진 주변으로 오징어가 빨랫줄에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