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8. 20:32ㆍ살아가는 이야기
오늘은 2013년 9월 28일이다. 숙소를 나서 느태고개를 넘어오니 17시 경이 조금 넘었다.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는 쉬지 않는다. 드릴십의 발전기소리가 그렁~ 그러렁 하면서 울린다.
능태 방파제와 팔랑포 방파제가 시원하게 놓여있고, 오늘도 낚시꾼들이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이 방파제는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좋은 곳이다.
밖에서 벌어 안을 살찌우는 이 現場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가슴 뿌듯하고, 자부심이 느껴지는 곳이다.
건조 중인 드릴십
멀리 덕포가 보이는 이곳은 비록 날씨는 흐리지만 평온 그 자체다.
정박되어 있는 검은색 작은 선박 앞쪽 너머로는 거가대교가 있다.
왠 집이 해상에 떠있나?? 혹시 이곳도 낚시꾼들을 위한 해상콘도인가? 아파트 8~10층 높이로 규모도 상당하군!! 그러나 이것은 해상콘도가 아니고,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에서 제작하여 바지에 실어 운송해 온 신조 중인 선박의 선원 거주공간시설이다. 이곳에는 제일 위에 배를 운전하는 조타실(브릿지)이 있고, 선원들의 침실, 식당, 휴게실, 사무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짜~잔~ 길손이 대단한 것을 발견하였소이다. 검은봉지, 흰봉지, 막걸리병, 음료수병, 과자봉지, 스치로폼이 모두 모여있다. 선선하고 날씨가 좋으니 모두 소풍나왔나? 이 정도는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아무래도 그렇지 무슨 경고인지 모르지만 경고판 앞에다가 이렇게 한 것은 너무한게 아냐??
우와~~ 쓰레기들이 군데군데 사이좋게 앉아서 대우조선에서 만드는 해양플랜트 구조물을 구경하고 있다. 혹시 이넘들 산업스파이는 아니야?? 낚시꾼들도 배 만드는 것 구경하면서 낚시하니 심심치는 않겠다.
역마살 끼고 고약한 취미가진 남편때문에 공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아내들도 나왔다. 무료하니 몸을 꼬면서 시간을 죽이는 중이다.
이 쓰레기 산업스파이는 건조선박을 더 자세히 보려고 안전 펜스 가까이 엎드려서 대우조선을 노려보고 있다. 데끼~ 나쁜 넘들아 너희들 중국에서 온 스파이들 아니야?
이쯤되면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해진다. 하필이면 뭔가 경고를 한 곳에 산업스파이들을 두는 것이 발견되는데 이게 청소행정을 나무라는 낚시꾼들의 경고는 아닐까?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냐? 예전에 지금은 고인이 된 모 전직대통령과 검사들의 대화시간을 상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공뭔들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 이렇게 안내문만 달랑 달아놓고, 사후관리를 안하면 어떻게 하는 거냐? 경남항만관리사업소의 공뭔들이 최근 이곳에 한 번이라도 순찰을 나왔다면 느태방파제가 이렇게 쓰레기 산업스파이로 득실거리지는 않았을 텐데~ 이런 직무유기나 직무태만을 하는 공뭔들을 혼내주세염!! 모래시계 검사님~ 참 아니지~ 도지사님!! 빨리 해결하세요 우물쭈물하면 물까마귀가 온 동네방네 소문낼지도 몰라요~ 그러면 큰 꿈을 꿀 수가 있겠어요?
푸하하~ 헐~~ 이건 또 뭐냐? 먼길 떠날 괴나리 봇짐을 준비하여 방파제 난간에다 매달았네!! 참 야무지기도 하다. 이 정도의 솜씨와 정성을 보면 이 친구 어디가서 굶어죽지는 않겠다. 암!!~~ 내가 보장하마!!! 그렇치 않다면 날 찾아오거라~
얼레리~~ 꼴레리~~~ 웃긴대요~~!! 누구 물에 빠지면 구명튜브 던져주고, 살아나와서 '내 보따리 내놔라!!" 할 때를 대비하여 아예 구명튜브에다가 보따리를 매달아 놓았네 그랴!!
검은 괴나리 봇짐인지, 산업스파이 인지 세 개나 매달려 있다. 강태공의 검은 색 옷과 잘 어울리는 것이 재미있다.
이 꼴을 본 물까마귀가 고개를 내밀고 길손에게 뭔가 말을 붙인다.
"아저씨 내가 물에 빠져도 구명튜브 던져줄래요??"
"암~ 암~ 던져주고 말구, 그리고 건져내면 내 보따리 달라고 하지는 말거래이~~"
"아저씨~ 보따리는 경남항만관리사업소장이 검은 비닐로 마련하여 이미 매달아 놓았잖아유? 그것 가지고 사라질께유~~!! ^^ "
"그래~ 그래라~~ 물까마귀야!! 혹시 부산에라도 날아가서 동네방네 소문내지는 말거래이~ 경남도지사가 앞으로 큰 꿈이 있는 양반인데 훼방놓아서야 되겠니?"
"알았어요 아저씨!! 아저씨 정말로 미남인데, 왜 혼자 나오셨시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먹고 살려니 별수가 없구나~ 아저씨처럼 가족과 떨어져서 멀리가지 말고, 니 식구들과 가까이서 사이좋게 알콩달콩 지내거라 알았니?"
"알았어유 아저씨!! 아저씨 앞으로도 잊지 않을게유~ 복 많이 받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유~ 안~ 녕~ 미남 아저씨~~ "
"그래 그래 물까마귀야 잘 가거래이!! 이곳에 대우조선 노리는 중국 산업스파이 쓰레기 많이 있다고 절대로 소문내지 말고~ "
"안녕~~ 아저씨~~ 굿바이!!! 사요나라!!"
방파제 안으로 선원들이 거주할 집이 두둥실 들어간다. 이것을 보면 쇠똥구리가 생각난다. 쇠똥구리가 제 몸짓보다 몇배나 크고, 무거운 쇠똥을 굴려가는데 바지(Barge) 위에 실린 큰 구조물을 미는 것도 저쪽 뒤편에서 구조물 덩치의 50/1도 안되는 조그만 것이 밀고 있는 중이다.
옥포가 건너다 보인다.
지난 초여름에 해상콘도에서 밤을 지냈던 덕포
이 가방 주인도 과자를 먹고, 쓰레기는 되가져 갈려나?
팔랑포 방파제 뒤로 옥포대첩기념공원이 있고, 언덕 위로는 옥포대첩기념비가 있다.
대형선박을 부두에서 떼거나 붙일 때 사용되는 터그 보트(Tug Boat) 형제가 형님 먼저 아우 먼저하면서 방파제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겉 모습은 작아 보여도 실제 승선하여 보면 규모가 제법 크고, 엔진도 엄청 힘이 센 것이 두 개가 있는데 360도 회전이 가능한 스크류도 두 개가 있다.
배의 뒷 갑판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이 터그 보트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선실 1층 녹색의 열린 문에서 조선소 복장을 한 사내가 밖을 내다본다.
얌전하게 형님을 따르던 동생이 갑자기 속도를 올리면서 "형님 잘 가세유~ " 하면서 형님과 다른 방향으로 급 선회를 한다.
느태와 팔랑포 방파제 사이에서 물고기를 잡는 강태공, 얼마나 큰 물고기를 생각했기에 뜰 채의 크기도 장난이 아니다. 공휴일 마누라와 아이들이 같이 놀아달라고 애원하건만~ 그넘의 물괴기가 당최 뭔지~ 하루종일 저렇게 하염없이 찌만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눈을 흘기는 아내가 있는 보금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느태 방파제 끝의 항로 표지등
메~롱~ 여기도 있지롱~~!! 여기엔 아주 구명튜브까지 있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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