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각폭포와 금란정

2014. 9. 9. 11:31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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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최고봉인 천황봉(해발 1058m)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경북 상주시 화북면 상오리 장각동 계곡을 굽이쳐 흐르다 6m 높이의 절벽을 타고 시원스럽게 떨어진다. 바로 장각폭포이다.


폭포 위에는 일반 정자보다는 조금 높이가 낮고, 작은 ‘금란정’(金蘭亭)이 자리하고 있다. 금란은 ‘쇠보다 견고하고, 난초보다 향기롭다’는 뜻이다. 매우 친밀한 사귐이나 두터운 우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역경’(易經)의 ‘계사’(繫辭)에 나오는 말이라 한다.

이곳 정자에 ‘금란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붙은 까닭은 상오리 위, 아랫마을에 살던 정운상·배석봉·남상흠·김호인·김팔홍·노재덕 등 12명의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정자를 세운 미담 덕분이라고 한다.

정자옆 금란정 기념비에는 건립과정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열두 분이 오래 이어온 순수한 금란의 우의를 더욱 돈독히 하고자 금란정이라 이름지었다. 대추나무를 깎아 여섯 개 기둥을 세우고, 잣나무를 다듬어 대들보를 올렸으며, 소나무 서까래를 걸쳐 흙으로 빚어 가마에서 구워낸 옛적 기와를 이고 송판으로 마루를 깔아 넓이가 두어 칸으로 1962년 봄에 준공하였다.…”

금란정이 없다면 폭포는 그저 흔한 풍경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장각폭포와 금란정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더도 덜도 말게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영화 ‘낭만자객’과 사극 ‘무인시대’ 등의 촬영지로 각광을 받았다.

       [광주일보 2014. 9. 4 일자 신문에서 일부 인용 각색함] 

 

 

 

 

 

장각폭포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물이 떨어진 용소는 시퍼렇게 살아서 길손을 압도한다. 한 여름은 지났지만 젊은 사람들이 천진난만히 물놀이를 한다.

 

 

 

 

 

폭포 오른 쪽 위로 이름도 예쁜 금란정이 있다. 난간에 선 남자의 키와 비교하면 정자의 규모가 대충 짐작된다.

 

 

 

 

 

 

 

금란정의 현판이 접근하는 쪽에 있지 않고, 龍沼가 있는 절벽 쪽을 바라보고 있다. 부득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잠깐의 위험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 주변의 만류를 무릅쓰고, 난간을 넘어 이렇게 사진을 찍었다.

 

 

 

 

 

 

 

몰상식한 생각이지만, 이곳에 주안상을 차려놓고 폭포를 내려다 보면서 한 잔 할 수가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노란 경고판이 정자에 달려있다. '금란정 주인 백'이란 글씨를 보고 처음엔 뜨악하였다. 여느 관광지의 정자에서 좀체 볼 수가 없는 표현이기에 그렇게 생각했으나, 정자 안에 걸린 검은 현액 판을 조심조심 어려운 한자를 피해 대충 해석을 해보니 그 옛날 정운상이란 분을 포함한

12명의 갹출로 이 정자가 지어졌음을 알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